아이돌 가수가 꿈이라는 여고생 K씨는 최근 사람과의 접촉을 꺼려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가 꿈이었고 남들 앞에서 자신의 끼를 자랑하는 것이 좋았던 그가 대인 기피증 증세로 그동안 다니던 음악학원도 잠시 그만두고 집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안면이 마비되는 증세를 겪은 뒤 경직된 표정이 지속되어 지인들에게 오해를 사기도 하고 오디션 지원에서도 심사위원에게 표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K씨가 겪은 안면마비는 말 그대로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질환으로 어느 날 갑자기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게 되며 귀 뒷부분과 뒷머리의 통증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여고생 K씨 역시 첨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하룻밤 자고 나니 눈이 뻐근하고 잘 깜빡이지 않으면서 입이 뻣뻣하고 침이 한쪽 입술로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또 식사 중에 자신도 모르게 국물을 흘리게 되며 음식도 제대로 씹을 수 없었다.
한의학에선 이를 구안와사로 부르고 있으며, 서양의학에서는 ‘Bell’s palsy’라고 칭한다. 이러한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나눌 수 있다.
말초성 안면마비의 경우 안면신경의 염증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여 팔다리의 마비 증상이 없고 입이 돌아가거나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는 안면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가끔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면 중풍(뇌졸중)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중풍과는 확연히 다른 질환으로 뇌신경 중 하나인 안면신경에 장애가 생기는 증세이다. 또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어지러움 같은 전신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추성 안면마비의 경우 뇌졸중의 전조 증세로 손발의 마비 증상이 동반되고 이마의 주름이 잡히는 등 나타나는 증상이 발생하며 혀가 환부쪽으로 치우치고 사지가 마비되는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은 면역력 약화로 인해 중장년층에서 자주 발생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최근엔 나이와 상관없이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안면신경마비는 전조증상을 빨리 감지하여 치료하면 대부분 2~3달 내에 완치가 가능하고 재발률도 낮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회복이 더디게 되면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안면마비의 후유증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경우가, 눈꺼풀의 경련과 휘파람 불 때나 웃을 때 어려움을 겪으며, 얼굴 인상에 많은 영향을 준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한 경우 조기 치료가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한의학에서는 마비된 안면근육과 신경을 회복시키는데 중점을 둔다. 처방에는 침 치료, 한약 치료, 약침 치료 등을 환자 개개인의 체질이나 증상 정도에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