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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표준과 기준'

표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세상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사실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인데도 제쳐놓는 경우가 많은 사안이다.

세상의 기준이 되고 제어의 원칙을 제공하는 표준이 흔들리면 갈피를 잡을 수 없는데도 말이다. 기준이나 표준이 되는 것들은 보편적이어야 한다.

보편적이라는 말은 언어, 민족, 문화, 종교, 습관 등과 차이 없이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의미를 쉽게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표준은 우리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드러나지 않게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가전용품에서부터 인터넷, 도로 표시판, 교통신호등, 책과 복사지의 사이즈 등 표준이 적용되지 않는 곳은 없다.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식품과 의약품에 대한 기준과 관리도 중요하다.

세상에 기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은 재계도 민간계도 아닌 국가가 맡고 있다. 여러 가지 수사법으로 기업을 미화하고 있지만 기업은 결코 믿지 못할 존재라는 것이다.

기업은 인간 욕망의 총합이기 때문에 섣불리 어떤 권리도 주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기업이 표준을 만들고 기준을 만들라 한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먹을 식품은 드물 것이다.

기업이 특별히 악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기업의 속성이 영리추구이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양심적인 기업이 있을 수 있고 몇몇 자본가는 실제로 양심적이기 까지 하다. 벌어놓은 돈을 사회의 깡그리 기부하기도 하고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 사업에 쏘는 배포까지 보여준다. 경주 최부자 같은 기업가가 많아졌다면 기업을 보는 세상의 눈은 매우 달라졌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업에 힘이 자꾸 들어가고 있다. 기업의 목이 뻗뻗해지고 있다.

‘국가 표준’에도 기업의 힘이 미치고 있고 자장이 서서히 지배하고 있다. 규제의 전봇대가 뽑힌 틈을 타서 지도적 역할을 확대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정당한 기준과 관리도 규제로 몰아치면 국가는 힘을 쓰기 어렵다는 점을 역이용하고 있다.

국가와의 힘든 싸움보다는 여론을 조작하고 기왕 있는 제도가 있는 본산에 들어가 약간 조정을 하면 된다. 두루뭉술한 기준치를 조작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불법을 하지 않고도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목표대로 해낼 수 있다. 식약이나 가전같은 것들의 속내를 일반국민들은 알기 어렵다.

설명을 해줘도 복잡한 전문용어와 수식 등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누구도 어려운 수치나 전문용어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깨알같은 보험 약관을 떠올리면 된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조항일수록 작고 안 보이는 곳에 위치한다. 식약의 기준이나 가전의 표준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런 경향은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 기준을 제어하면서 기준 내에서 합법화된 행사를 하는 것을 불법으로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많은 제품들이 제품이 안전하고 좋기 때문에 위법판정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기준을 슬며시 내려놓으면 합법화된 상품들은 늘어난다. 기업들은 입법의 과정에서 간여하는 것 못지않게 표준을 낮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많은 편법과 불법은 기준 내에서, 엄격한 판정관 아래서 자행되고 있다.

선 이하에 움직이고 있다면 그 누구도 눈치 채기 어렵다. 그 선에 오백만 볼트 고압선이 지나가도 선이 우리가 돌아다니는 키보다 휠씬 높이 있다면 감시의 기능을 할 수 없다.

기업은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제어하는 것들에 대해 기능마비를 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기준에 대한 업체들의 대응은 이의 극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선을 깨고 기준치를 건드리는 행위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는 세력에 대해 다른 대응법이 나올 때가 됐다. 기업에게 자율을 강화하려면 기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것도 좋지만 디테일한 처방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심우일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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