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서점] 엄마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진짜 좋은 책, 파랑새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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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서점] 엄마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진짜 좋은 책, 파랑새 서점
  • 김해린
  • 승인 2014.09.2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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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의 수다스러운 입소문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는 광주 파랑새 서적, 안종완 사장을 만나다

어머니들의 수다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는 광주 파랑새 서적, 안종완 사장을 만나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완연한 가을, 새로운 양심서점을 만나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28년 동안 아동 도서 판매 일을 했다는 안종완 사장은 초로의 노신사일거라고 예상하며 서점의 문을 밀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 달리 안종완 사장은 청년의 열정이 담긴 미소와 목소리로 나를 반겼다. 

스물다섯 청년시절부터 아동 도서 판매 일을 했다는 그는 이제 겨우 오십을 넘긴 멋진 중년의 신사였다. 짙어가는 가을과 잘 어울리는 그윽한 눈빛을 지닌 그는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바삐 눈길을 돌리며 책을 보는 아이들의 표정을 살폈다.

“사람들은 제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아동 도서를 연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좋은 책을 선별하는지 몹시 궁금해 합니다. 하지만 난 이 서점을 벗어나서 연구한 적이 없습니다. 이 서점 안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의 표정 변화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살펴보고, 관찰하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았을 뿐입니다.”

그는 아이들이 모든 것을 알려준다고 했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이고, 어떤 책이 재미있는 책인지, 아이들은 순간순간 변화하는 표정으로 알려준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들께 여러 가지 책들을 선별하여 권해드리면, 우리 아이의 취향에 딱 맞는 책을 권한다며 무척 신기하게 생각하십니다. 사실 알고 보면 신기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바로 제 눈앞에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표정과 눈빛으로 말을 해주니까요.”

 

그는 아이들을 향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좋은 책을 읽고 자란 아이는 올바른 성품을 지닌 아이로 자란다.

그리고 좋은 책을 가려내는 아주 놀라운 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매순간 달라지는 아이의 표정 변화를 살펴보면 그 책이 얼마나 좋은 책인지, 또한 아이가 보는 책이 아이에게 잘 맞는 책인지 아닌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서 배운 노하우로 아이들을 위한 책을 판매하면서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 믿는 안종완 사장. 그에게 28년간 어머니들과 아이들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는 비책을 물었다. 

“저의 고객은 어머니들입니다. 실질적으로 책을 사는 고객이지요. 하지만 저는 어머니들보다 책을 읽을 아이들에게 더 중점을 두고 도서 선택을 합니다. 어머니와 아이가 의견이 갈렸을 때는 적극 아이 편에 서서 어머니를 설득합니다.

어머니들은 자신의 눈높이와 가치 기준에 맞게 책을 고르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 당사자는 아이입니다. 아이가 책을 고를 때 잘 고를 수 있다고 격려하고, 어떤 책이든 골랐을 때 잘 골랐다고 칭찬을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처음 서점을 찾는 어머니들은 좋은 책을 사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종종 시행착오를 일으키기도 한다. 아이의 수준이나 생각은 뒤로 하고 오로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알려주는 책인가.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아이가 얼마나 똑똑해지고, 얼마나 학교 공부에 앞서 갈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한다.

이런 선택은 아이에게 독서가 얼마나 재미없고 부담스러운 일인가를 먼저 가르쳐 주는 셈이 된다. 책을 읽도록 권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어야한다는 짐을 얹어주는 꼴이라는 걸 어머니들은 잊고 있는 것이다. 

 

▲     광주 파랑새 서점의 안종완 사장

 

 

아이들에게 독서를 유도하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종완 사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빙그레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처음 시작하는 책은 참 중요합니다. 아이가 책을 처음 접하게 되는 책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아이의 독서 취향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도 그림 취향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봐온 그림책이 화려한 색채감이 있는 것이라면 아이의 취향은 화려한 그림책 쪽으로 발달하기 쉽지요. 

스스로 책을 선택하도록 믿고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합니다. 장소나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는가가 중요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읽은 느낌이 어땠는지 물어보고, 어떤 대답이든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절대 ‘그런 내용이 아니잖아’ 식의 다그침은 아이의 독서 경험에 혼란을 줄 뿐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습니까.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부모의 믿음과 칭찬입니다. 아이가 책 읽는 것이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데에 칭찬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책을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안종완 사장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어머니들이 종종 블로거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보고 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글들은 업체의 영향을 받은 홍보성 글들이 많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주변의 엄마들이 말하는 수다스러운 입소문에 귀를 기울이는 겁니다. 책을 구입하고 현재 아이에게 읽히고 있는 엄마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진짜 좋은 책을 가려주는 올바른 나침반이 될 겁니다.”

▲ 광주 파랑새서점 

세상에 가치 있는 직업은 많지만 그 중에 제일을 꼽으라면 ‘아동 도서 판매’라고 말하겠다는 안종완 사장. 자기 아이에게 읽힐 책을 사갔던 고객이 손주에게 줄 책을 사러왔다며 다시 찾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가을바람처럼 시원하게 웃는 안종완 사장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는 믿음이 솟아나는 건 왜일까? 돌아오는 길목 길목마다 바람이 휘돌아나가면서 묵은 근심거리를 쓸어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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