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시민과 네티즌들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라며 서울시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경솔한 행동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시민과 네티즌들은 오 시장이 주민투표 투표율과 시장직을 연계함으로써 투표율을 높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희진(26·여)씨는 "투표율이 낮게 나올 것 같자 승부수를 띄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태균(31)씨는 "물난리에 디자인 도시 등으로 인해 오 시장 지지층이 더욱 줄자 자신의 잘못을 씻어버리는 것 같다"며 "책임을 지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전시성 보여주기식 행동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우기(27)씨는 "서울시 예산에 타격을 받아 훗날 실패한 정책이라는 오점을 남기고 싶어하지 않는 오 시장의 생각이 엿보인다"고 추측했다.
아이디 'kim****'는 "떼쓰는 시장님을 너무 숭고하게 말하니 기절할 지경"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트위터에서 '2to**'는 "기자회견은 사실상 가장 강력한 선거홍보"라며 "정책을 결정하는 일에 왜 눈물을 보이고 무릎을 꿇는지 모르겠다. 동정표를 얻으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서울시민들과의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시장직을 내건 것에 대해 경솔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popp****'는 "서울시민이 시장으로 선출한 것을 본인 마음대로 그만두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며 "시장직을 두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이디 'hgn***'는 "서울시민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으면 모든 것을 내팽겨치고 나 몰라라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서울시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디 'ir**'는 "언제부터 이번 투표가 오 시장의 진퇴 여부를 묻는 투표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은 투표를 기획한 의도를 모르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투표율이 미달됐을 경우 시장직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도 있었다.
성노현씨는 "투표율이 미달되면 시장직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연한 것을 굳이 기자회견까지 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새삼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적 결단을 한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분석도 나왔다.
배종욱씨는 "대선정국의 시작일 뿐"이라며 정치적 노림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기자회견을 통해 "24일 치러질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며 개표조건인 투표율 33.3%가 미달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CBC뉴스 김기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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