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림무정’의 작가 김탁환이 스토리텔링 멘토로 변신했다.
김탁환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하는 작가다. 그는 1996년 첫 작품을 펴내며 그간 40편 이상의 장편소설을 쏟아냈다. 소설가로서 그는 매혹된 영혼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 그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세계는 영화와 방송계도 주목하게 했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모두 그의 스토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현재 그는 우리나라에서 원작소설이 가장 많이 드라마나 영화화 되는 작가로 분류된다.
<김탁환의 쉐이크/ 다산책방>는 그런 스토리의 제왕이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가를 공개한 책이다.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를 생각하고, 어떤 방법으로 이야기를 구상하고, 어떤 자세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어떤 각오로 이야기를 완성시킬까?
그는 이야기 꾼이 된다는 것은 나만의 벽을 허물고 세상을 만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기존의 창작을 안내하는 도서들은 정(情)이 없다. 의무적이거나 도식적으로 써내려간 책들이 많다. 글쓰기에 관한 많은 책들이 이런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져 갔다.
김탁환은 스토리를 마주 한 듯 가정교사처럼 하나 하나 상세하게 가르친다.
이야기 만들기의 기본적인 태도에서부터 이야기 구상, 준비, 돌입, 완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익혀야 할 자세를 친절하게 살펴주고 이끌어준다. 김탁환이라는 이야기꾼이 15년 동안 이야기와 함께 살아온 역사가, 그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들이 책에는 가득하다.
<김탁환의 쉐이크>는 단순히 ‘글쓰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전 과정을 아우르며 ‘나무가 아닌 숲’의 관점으로 ‘이야기’ 대하는 자세를 되돌아보게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단계 하나하나를 되짚어보게 해준다.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자기 자신을 흔들고, 또한 다른 누군가의 영혼을 흔들기 위함이다. 그것이 이야기의 목적이며, 이 책에서 닿고자 하는 목적지이기도 하다. 결국, 이 책에서 이야기꾼 김탁환이 이야기하는 모든 것은 하나의 주제로 모아진다.
이야기로 영혼을 흔드는 방법을 이 책만큼 확실히 제시하기는 힘들다.
그는 “독자들을 흔들기 위해서는 이야기꾼 자신의 영혼이 먼저 흔들려야 합니다. 이야기꾼은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데 독자들만 흔들리기를 기대해선 안 되겠지요.
자신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상식이라는 것, 진리라는 것, 제도라는 것, 믿음이라는 것들을 흔든 후, 그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하겠지요. SHAKE. 이 책은 ‘영혼을 흔드는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룹니다. 그 궁극의 흔들림을 향하여, 저는 여러분과 함께 긴 이야기 만들기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라며 이야기에 대한 작가 자신의 평소 생각을 털어 놓는다.
그는 자신이 걸어왔고 또 걸어가는 ‘이야기 만들기’의 길을 반추하며, 새로 이야기 만들기의 길로 들어서는 이들을 위한 이정표가 되기를 자처한다.
그는 “24개 코스는 여러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이야기로도 젖어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이야기꾼이라면 우선 이야기에 호기심을 지녀야 하겠고, 약간의 낯섦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익혀야 하겠고, 어떤 이야기가 좋고 나쁜지를 가장 늦게 그러니까 모든 것을 체험한 뒤 판단해야 하겠지요.
이야기꾼이 된다는 것은 나만의 벽을 허물고 세상을 만나는 것이고, 그 만남을 이야기하면서 또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겁니다”라며 꽃동산, 사막, 바다, 설산 같은 다양한 굽이굽이를 보여준다.
네 개의 각각 다른 장소들은 스토리텔링을 지루하지 않게 이끈다.
김탁환은 네가지 장치를 통해 이야기 구상에서 완성까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김탁환의 스토리텔링 24코스에서는 봄, 여름 , 가을, 겨울의 느낌을 비발디의 4계보다 더 뚜렷하게 들을 수 있다.
좋은 책의 발견 북스커버리 cbci 서하나 jindalae@cb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