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CBC NEWS] 최근 대학 행사에서 ‘군기’를 명목으로 자행되는 학생 간 폭언, 폭행 등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 가 대학생 4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2.5%가 학과에 군기를 잡는 학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응답률은 어떤 계열을 전공하고 있는지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는데, 군기가 있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의약계열(100%)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의약계열 재학생 모두가 자신의 학과에 군기가 있다고 답한 것.
다음으로는 예체능계열(64.5%), 자연계열(60.4%), 공학계열(55.2%), 인문계열(42.5%) 순이었으며 사회계열(29.8%)은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학과에서 군기를 잡는 학우는 대체로 남자(67.5%)가 여자(32.5%)보다 많았으며, 학년상으로는 3학년(57.3%)에 주로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4학년(20.7%), 2학년(19.9%), 1학년(2.0%))
그렇다면 군기를 잡는 학우는 학과에서 어떤 행동들을 할까?(복수응답)
첫 손에 꼽힌 것은 ▶‘학과 행사 등에서 강압적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58.9%)는 것이었다. 학과생들이 쉽게 자신의 의사를 주장하거나,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없도록 미리 경직되고 삼엄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학과 내의 의견을 자기 뜻대로 강제로 통일시킨다’(48.8%)든지 ▶‘후배의 복장이나 인사예절 등 생활습관을 지나치게 지도한다’(35.8%)거나, ▶‘학과 내 서열을 정하고 특정 학우들만의 모임을 만든다’(30.1%)는 특징도 있었다. 여기에 ▶‘얼차려 등 물리적 체벌을 가해 신체에 고통을 준다’(22.4%)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군기를 ‘잡히는’ 학생들의 대응은 매우 수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기를 잡는 학우를 ▶‘싫어하지만 그냥 순응하며 넘긴다’(47.6%)는 답변이 가장 많았던 것.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놔둔다’(30.5%)처럼, 순응하지는 않지만 그 상황을 그저 방치하는 학생도 많았다. 그에 반해 ▶‘싫어하고 적극적으로 맞대응 한다’(18.7%)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절대적으로 순응한다’(3.3%)는 응답자도 있었다.
이처럼 학생들이 군기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까닭은, 학생들 스스로 군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대학생에게 학과에 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을 때 ▶‘부당하고 필요도 없다’(49.0%)는 의견만큼이나 ▶‘부당하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다’(46.3%)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 여기에 ▶‘정당하고 필요하다’(3.4%)까지 더하면, 학과에 군기가 필요하다는 학생은 49.7%에 이른다.(▶‘잘 모르겠다’(1.3%))
군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학생의 비율 역시 전공계열별로 크게 달랐는데, 자연계열(62.5%)의 응답률이 가장 높았고 공학계열(62.0%), 인문계열(49.1%), 의약계열(45.9%), 예체능계열(32.3%) 사회계열(27.4%) 순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