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암고등학교가 식재료를 빼돌리고, 4억 원가량의 배송용역비를 횡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중의 분노가 거세졌다.
사학비리가 처음 있는 일이 아니지만 신성한 교육의 장에서 벌어진 일이니만큼 다시금 대중은 분노했다.
충암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의 성화가 가장 클 수밖에 없었다. 한 매체는 학교 정·후문에서 주먹밥을 나눠주는 학부형의 모습을 포착해 보도하기도 했다.
내 자식이 다니는 학교에서 내 자식이 먹는 음식과 관련해 비리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분노하지 않을 부모는 없었다. 학교 측은 허위 사실이라고 교육청을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충암고 비리 파장은 점차 커져갔고, 총동문회까지 나서기 시작했다.
이는 대학생들의 시선에도 곱지 않게 비춰졌다. 충암고 비리 소식이 전해진 뒤 faceple 리포팀은 서울의 한 대학교 학생 25명을 대상으로 사학비리에 대한 생각을 질문했다. 응답한 학생 모두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 학생은 "사학에서 공적자금을 횡령한 일들이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권력이 분명하게 책임을 묻고 학생들의 권리를 되찾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주위에서 교사 채용하거나 학생들의 성적을 부여하는데 있어서도 비리가 많다고 들었다"며 "하루 빨리 이와 관련한 진실을 밝혀 나쁜 점들은 처벌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충암고 파문과 관련해서 한 응답자는 "학생들이 먹는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며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교육자들이 학생을 상대로 저지르는 범죄는 도덕성의 측면에서 다른 범죄보다 악질이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제3자의 눈에 사학 비리는 척결해야할 사회 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었다. 전 분야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것이 비리지만, 응답자 중 한 명이 교육을 '신성한 영역'이라고 언급한 만큼 교육계에서 발생하는 비리는 보다 크게 다가오는 사안이다.
조상들 역시 교육을 국가의 1백 년을 좌우하는 계획이라고 표현했듯이 적어도 우리나라의 미래를 양성하는 기관에서만큼은 투명성이 유지돼야 한다.
충암고 측에서 이번 사실을 부정하고 있기에 사건은 수사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에서는 대중이 사학 비리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보다 철저하게 수사해 관련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
[CBC뉴스|CBCNEWS] 권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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