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떡데이, 또 다른 상술?…절박함에서 나온 궁여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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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데이, 또 다른 상술?…절박함에서 나온 궁여지책
  • 곽명진 기자
  • 승인 2015.11.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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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래떡데이 행사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면서 가래떡데이다. 최근 가래떡데이는 마치 의식 있는 사람들이 챙기는 기념일로 여겨지는 한편 빼빼로데이의 지나친 상술에 지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왜 정부는 가래떡데이까지 만들어서 쌀 소비 촉진에 나서는 걸까? 단지 쌀 소비가 줄었다는 점 때문에 가래떡데이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쌀 소비를 강요하는 듯한 전개는 올바른 것일까? 이런 궁금증은 가래떡데이를 맞아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다.

나아가 가래떡데이를 만들어 국민에게 쌀 소비를 강요하기보다는 쌀이 남아돌면 저소득층 지원이나 해외 원조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부로서는 이런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복잡한 이유 때문에 결국 가래떡데이 같은 소비 촉진 운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는 1970년 3224만1000명에서 2013년 5021만9660명으로 55%나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36.4㎏에서 67.2㎏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1인당 소비량이 줄어 전체 쌀 소비량도 440만 톤에서 449만 톤으로 고작 9만 톤 늘었다. 이월량을 제외한 쌀의 전체 공급량은 이 기간 동안 464만 톤에서 453만 톤으로 11만 톤 줄었다. 생산량 역시 410만 톤에서 400만 톤으로 줄어들었다.

공급은 줄어드는데 의무수입물량에 따른 수입 쌀 증가 때문에 지난해 쌀 재고량은 85만 톤까지 늘어났다. 재고량이 늘어나다 보니 쌀을 싼값에 팔아 치워 쌀값 하락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남아도는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소득층 지원 같은 해법을 추진하라는 요구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쌀을 사는 돈이 세금으로 추가 투입돼야 하며, 저소득층은 지원받는 쌀 때문에 실제 구매를 하지 않게 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그럼 결국 민간에서 소비돼야 하는 쌀이 팔리지 않아 다시 생산자인 농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 다른 해법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에 쌀을 원조하는 방법이 제시되지만 이는 더 복잡하다. 일단 우리가 먹는 쌀 종류는 동글동글하고 윤기가 흐르는 '자포니카 형'이고, 다른 하나는 길쭉길쭉하고 푸석푸석한 '인디카 형(안남미)'이다.

지구상에서 자포니카 형의 쌀을 생산해 주식으로 삼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전 세계 쌀 교역량의 95% 이상이 인디카 형일 만큼 자포니카 형을 선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쌀을 원조하는 데 첫 번째 걸림돌로 작용한다.

또한 해외 원조는 단지 쌀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쌀값에 국내 작업비, 해외 운송비, 국제기구 간접비 등 상당한 돈이 지출되게 된다. 이 역시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가래떡데이

더구나 식량을 원조할 경우 원조받는 나라와 식량 교역을 하는 나라와도 협의가 따라야 한다는 세계농업기구 규정도 지켜야 한다. 아무리 가난한 나라도 식량을 사들이는데, 가난한 나라에 식량을 수출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의 무상 원조를 반길 리 없다.

이와 함께 일부 독재국가에서 식량을 국민들에게 소비하지 않고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런 한계 때문에 정부에서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민을 향해 쌀 소비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가래떡데이' 같은 고육지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소비가 줄었으니 생산도 그만큼 줄여야 한다는 경제논리를 농업에 적용하게 되면 식량안보에 큰 위협을 초래하게 되고, 안전 식료품 개발, 자연환경 보전, 전통문화 보전, 애국심 고취 등 역사적으로 지켜온 무형의 자산마저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정부 역시 지혜를 모아야 하겠지만 국민도 쌀 소비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최소한 가래떡데이만큼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CBC뉴스|CBCNEWS] 곽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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