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난소암 시한부 동화작가, 남편 공개 구혼에 미국 전역 '감동의 물결'
"제 남편은 정말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인생 최고의 파트너를 찾고 있다면 망설이지 마세요"
51세의 한창 나이에 말기 난소암으로 삶의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하는 미국의 동화작가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Amy Krause Rosenthal)이 남편을 위한 공개 구혼에 나서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은 지난 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기고란에 '제 남편과 결혼하실래요'(You May Want to Marry My Husband)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자신의 남편을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제 남편의 이름은 제이슨 브라이언 로즌솔. 키 5피트 10인치(178㎝), 몸무게 160파운드(73㎏)에 반백의 머리카락, 헤이즐 빛깔 눈동자를 가졌다. 옷을 잘 입는 세련된 멋쟁이라 20대 아들도 종종 아빠 옷을 빌려 입는다. 이런 제 남편과 결혼하실 분을 찾는다"라며 "퇴근길에는 직접 장을 봐 저녁을 만들어주는 로맨티스트고 집안 곳곳을 스스로 손보고 고치는 만능 핸디맨(handy man)이다. 그림 그리기나 라이브 음악 감상도 좋아해 세 아이에게 더없이 좋은 아빠다. 작은 것들까지 자상하게 챙기는 특별한 남자"라고 남편을 멋지게 소개했다.
에이미가 난소암을 알게 된 시기는 2015년 9월이다. 여느 날처럼 남편과 행복한 일상을 즐기다 난데없이 오른쪽 허리 부근에 송곳으로 찌르는 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대수롭지 않게 병원을 방문했으나 난소암이란 청천벽력의 진단이 내려진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남자와 26년을 함께 살았다. 앞으로 26년은 더 함께 살 수 있을 줄 알았다"며 남편과 함께 한 생을 감사함과 행복함으로 이어진 삶이라 회고했다.
에이미는 현재 5주 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통증을 견디기 위해 모르핀을 투여하고 있지만 모르핀에 마약 성분이 함유돼있어 의식이 흐릿해지기 일쑤다.
에이미는 "내가 떠난 뒤 남편 제이슨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길 원해 사력을 다해 글을 쓴다"며 "꿈처럼 멋지고 결단력 있는 여행 동반자를 찾고 있다면 제 남편 제이슨이 바로 당신의 사람일 것이다. 남편과 잘 어울릴 사람이 이 글을 읽고 남편에 대해 알게 돼 또 다른 러브스토리가 시작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새로운 연인과의 새로운 스토리를 위해 글 하단을 공백으로 남겨둔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공개되자 수많은 꼬릿글이 달리며 에이미의 배려에 응원을 보냈다. NYT 한 독자는 "남편이 이토록 멋진 사람인 것은 부인 자신이 그를 멋진 남자로 만든 덕분"이라며 두 사람의 사랑이 이제 곧 끝난다는 비극적 결말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독자는 "에이미, 당신의 위대한 사랑에 경의를 표합니다. 신이 당신의 가족을 축복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길 응원하지만 비록 그렇지 않더라도 남편은 당신과의 추억에 남은 삶을 멋지게 살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에이미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생으로 남편 제이슨 브라이언 로젠탈 사이에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두고 있다. 2005년 첫 작품 'Little Pea'를 선보인 이후 12년 동안 40여 권의 동화책을 썼다. 2006년 발행한 Cookie:Bite-Size Life Lessons'는 우리나라에서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다. 로즌솔은 자신의 회고록인 '일상생활 백과사전'도 펴내는 등 가족애, 우정을 소재로 어느 누가 읽어도 포근함과 정감이 넘치는 스토리를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