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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정원' 문근영 "상처받은 여자가 나무로"

"세상에 상처받은 여자가 나무로 환생하는 이야기를 떠올렸어요."

신수원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자신의 새 작품인 '유리정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엽록소를 활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던 과학자가 외톨이가 돼 도망치듯 숲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점점 나무가 돼 간다. 한 무명작가는 이 과학자의 삶을 훔쳐 소설을 써 인기 작가가 된다.

12일 공개된 제22회 부산영화제 개막작인 '유리정원'은 단단하면서도 파격적이었다. 인간의 외로움과 욕망을 숲과 나무, 소설과 소설가의 이야기로 밀어붙이는 뚝심이 인상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다.

 신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신체를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영혼도 없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서 영화를 출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식물인간'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말이 재밌었다"며 "식물인데 인간인, 나무인데 여인의 모습을 한 형상을 떠올렸고, 그렇게 이 작품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이전에 나온 어떤 한국영화도 보여준 적 없는 독특한 이야기와 함께 판타지를 결합한 연출 방식이 돋보인다. 고독과 욕망, 사랑과 반성 등 매우 인간적인 감정들을 전에 본 적 없는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시도는 파격적이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공포스러웠던 전작 '마돈나'와 상반된 형식을 취하면서도, 이른바 '루저'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신 감독은 나무가 되려는 여자 '재연'과 관련, "이 캐릭터가 과연 관객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세상 주변부로 밀려나 광기로 미쳐가는 인물이지만, 그를 피해자로 만들기보다는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인물로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배우 문근영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연기한 재연이라는 인물은 몇 마디로 말로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문근영은 특유의 감수성으로 관객을 설득해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근영은 "개막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할 수 있게 돼서 굉장히 영광스럽다"며 "이렇게 큰 영화제에서 '유리정원'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고 많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다리에 장애를 가진 주인공 재연 역을 맡은 문근영은 "재연은 깊은 아픔을 가진 인물이면서 상처받고 훼손된 순수함을 지키려는 욕망을 가진 캐릭터"라며 "재연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은 물론 배우로서 욕심이 '유리정원'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21일까지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열린다.

류시한 기자  pree@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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