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른 사람이 코를 심하게 구는 바람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한번쯤 있을 것이다. 흔히 코골이는 사람의 수면 중에 나타나는 습관으로 치부하거나 피곤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엄연히 고쳐야할 질환이다.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져 나는 소리다. 즉 수면 중 호흡이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이완된 연조직을 진동시켜 발생하는 호흡 장애를 뜻한다.
자다가 코를 고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할 수 있으나 이것이 악화 될 경우 다양한 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기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대방과 서로 대화를 나눌 때 나는 소리는 55∼60㏈ 정도 이다. 하지만 코골이 소리는 종종 그 강도가 80-90데시벨(decibel, 음향의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에 이르기도 한다.
이는 일반 작업장에서의 안전 소음도 안전치를 초과하는 것이며, 지하철역에서 나는 소음과 맞먹는다.
이 정도의 소음에 계속 노출이 될 때에는 소음성 난청과 같은 청각장애를 야기 할 수도 있다.많은 전문가들은 코골이가 심할 경우 수면 무호흡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한다.
수면 무호흡증이란 글자 그대로 잠자는 동안에 숨쉬기를 일시 멈추는 것을 뜻한다. 평소엔 기도 주변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해 있다.
하지만 수면 중에는 기도 주변 근육이 이완돼 늘어난다. 특히 나이가 들 경우 근육 긴장도가 떨어져 기도를 막는다.
일반적으로 코골이는 남자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만, 여성 역시 폐경 이후 50대에는 남성과 비슷한 비율로 나타난다.
수면 무호흡 환자 상당수가 비강에서 시작되어 인후두까지 이어지는 상기도의 공간이 좁아지는 증상을 갖고 있다.
이것이 악화될 경우 단순히 숙면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체내의 산소량을 감소시켜 당뇨병, 고혈압 같은 각종 질환을 유발시킨다.
그밖에 코골이 환자들의 무호흡증 증세는 피로감과 야간 빈뇨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 연구팀은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밤중에 요의를 느껴 잠에서 깨어나는 게 심한 수면무호흡 증상 때문이라 사실을 알아냈다.
하워드 탄테터 박사는 밤 사이 최소한 한 번 이상 소변을 보아야 하는 전립선비대증 환자(55~75세)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57.8%가 수면무호흡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발기부전 증세가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코골이는 숙면을 나타내는 현상이 아닌 진단이 필요한 질환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방지하기 위해선 식습관과 생활패턴의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비만과 수면무호흡증은 바늘과 실 같은 관계이므로 적극적인 체중관리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또 카페인이 든 음식이나 흡연, 음주는 되도록 지양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