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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GMO ‘이전투구’ 국내 유해식품 논란사

최근 GMO완전표시제를 둘러싼 갈등 양상에 학계 일각에서는 ‘이전투구’(泥田鬪狗)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촌평을 내놓고 있다.

어떤 이들은 GMO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의 의미가 짙다고 일갈한다. 즉 GMO가 매우 유해하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면서 일부 업체들은 Non-GMO 제품의 활성화라는 반사이득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Non-GMO라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비싸야만 한다는 그들만의 논리도 포함된다.

실제 GMO의 안전성을 두고 우리나라만큼 옥신각신하는 국가를 찾아보기가 흔치 않다. 그간 먹을거리에 관해 참 많은 논란이 있었고 대부분 근거 없는 네거티브와 관심 끌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학자들은 우리나라가 먹을거리와 관련해 과학이 제 구실을 하지 못했던 비극적 역사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쌀이 부족했던 시절, 분식 장려를 하면서 밀과 보리가 쌀보다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하다는 근거 없는 홍보에 학자들이 동원됐다. 정부 정책의 효과적인 집행을 위한 도구로 쓰였던 것이다.

MSG 유해론도 마찬가지다. 지난 1985년부터 MSG 유해론이 들불처럼 번졌을 때 과학계는 그 허구성을 막으려 했지만 이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다. MSG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유해론이 아예 발을 붙이지 못할 만큼 과학적 근거로 뭉쳐 MSG 유해론을 들고 나오는 이들을 압살했다.

결과적으로 MSG 유해론이 국내 시장을 지배하면서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우리나라 아미노산 생산 산업은 나가 떨어졌다. 일본이 세계 시장을 제패하는 결과를 만들어 준 것이다. 

지난 2010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이 “MSG는 안전하다”는 공식 발표를 하면서 누명이 벗겨졌지만 이미 관련 산업과 국가 경제는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보고 난 뒤다. 더군다나 20년 넘게 축적된 결과 소비자들 대다수는 무의식적으로 MSG는 유해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

MSG 소비 감소는 육류 소비 증가라는 더 큰 문제를 낳았다. 실제 MSG 1g이 갖는 감칠맛을 일반 조리과정에서 내기 위해선 소고기 250g이 요구된다. 보통 소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 6~8㎏의 사료곡물이 필요한 것을 보면 MSG 소비감소는 사료곡물의 수입량 증가를 가속화시키는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MSG뿐만 아니다. 몇 년 전에는 일부 업체가 글루텐 프리 제품을 홍보하고자 ‘글루텐 꺼져’라고 말하며 눈을 부릅뜨고 뺨따귀를 때리려 하는 웃지 못할 내용의 광고를 송출했다. 학계에서는 그저 무지가 용감하다는 표현만 할 뿐이다.

딩시 국내 한 종편 방송에서 밀가루에 들어있는 글루텐이 소화 장애를 일으키고 몸에 좋지 않다고 말한 A 의사의 발언을 언론들이 확대 재생산하면서 밀가루 유해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것이다. 이것을 일부 식품업체가 발 빠르게 광고로 이용했다.

글루텐 유해설은 밀가루에 들어있는 단백질 글루텐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병을 셀리악병(celiac disease)에서 유래됐다. 이 병은 극소수의 사람이 가진 병으로 매우 희귀한 병이다. 새우나 땅콩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다고 새우나 땅콩을 못 먹을 음식이라 떠벌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

쌀의 단백질 함량은 7% 내외나 밀은 12% 내외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곡류 중심의 우리 식단에서 글루텐은 매우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또한 글루텐은 빵을 부풀고 부드럽게 하며 면발이나 밀가루 음식의 조직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이것을 빼고 먹자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셀리악병 증상을 가진 사람은 밀가루 음식을 피하면 된다. 이것을 온 국민이 먹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말하는 이들이나 그 말을 듣고 글루텐 프리를 외치는 기업들의 무지와 경거망동에 씁쓸한만 더할 뿐이다.

어떤 학자는 글루텐 프리가 국산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애국심의 발로였다고 웃기만 한다. 과학을 무시할 만큼의 뜨거운 애국심이지 않을 수 없다.

이것뿐일까. 과거 정치적 이해관계로 한 업체를 파국으로 몰고 갔던 라면의 공업용 우지 파동부터 중소기업 대표를 죽음까지 몰고 갔던 쓰레기 만두 사건, 아질산나트륨 논란, HVP 공방 등 비극적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이번 GMO 논란을 두고 전문지식의 일반화 실패, 그리고 소비자 스스로 알고자 하는 노력 부족은 여전한 것 같다. 사실 우리 시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안전한 음식을 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명한 소비를 위한 현명한 정보 습득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다.

김상우 기자  pree@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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