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취재수첩] 식품업계 표절 시비, 도돌이표 언제까지

툭하면 터져 나오는 식품업계의 베끼기 논란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최근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한 해태제과의 ‘오예스 수박’에 대해 벤처기업 에스에프시바이오가 지난 24일 자사의 ‘수박통통’ 제품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페이스북에 제기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린 것이다.

김종국 에스에프시바이오 대표는 자사 고유의 제품 특징을 해태제과가 카피했다는 주장이지만 해태제과는 지나친 억측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해태제과는 수박 고유의 특성을 강조한 디자인임을 강조하며 에스에프시바이오의 특허 기술이 아닌 해태제과만의 과육 농축 독자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라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에는 빙그레의 콘 아이스크림 신제품 ‘슈퍼콘’이 일본 유명 제과업체 에자키 글리코의 장수 제품 자이언트콘과 매우 똑같다는 표절 시비가 일었다. 지난해 3월에는 오리온이 출시한 ‘꼬북칩’도 일본 편의점 PB제품인 ‘사쿠사쿠콘’과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약방의 감초마냥 매년마다 어김없이 나오는 게 신기할 노릇이다.

지난 2014년에는 카피 제품의 ‘끝판왕’ 현상까지 벌어졌다. 지난 2014년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열풍에 무려 40여 가지의 유사한 제품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각 업페들은 소비자 트렌드에 따라 제품을 출시한 것이라며 지나친 확대해석이라 일축하는 모습이지만 남들이 일궈놓은 달콤한 열매를 가로채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히트 제품 탄생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R&D(연구개발) 비용에서 대다수 식품업체들은 ‘쥐꼬리’만한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주요 제과업체의 R&D 투자 비중은 매출액의 1% 이하를 오랫동안 고수하는 중이다. 조금의 과장을 보탠다면 ‘시장에서 잘 팔리는 제품 따라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근거일지 모르겠다.

식품업계가 묵과하는 관습일까. 트렌드와 모방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할까.

업계 일각에선 한층 강화된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지금의 모습을 개선하기 힘들 것이라 말한다. 그러기에 앞서 각 업체들이 브랜드의 자존심을 걸고 나만의 경쟁력을 선보이겠단 마음가짐을 가져봤으면 한다. 

혹자는 항변한다. 흥행을 할지, 인기가 있어도 얼마나 지속될지, 즐겨 찾는다는 보장도 없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신메뉴 개발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틀리지 않는 말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에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투자의 상식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일정 부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대의 흐름은 이러한 모습을 원치 않을 것이다.

지난 2016년 알파고가 첫 선을 보이자 산업계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인공지능의 가공할만한 위력에 탄성을 질렀다. 우리 산업계가 인재 발굴과 양성은 물론 연구개발에 게을리 하지 말 것을 경고한 장면이기도 하다.

융복함과 창의력이 강조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다. 식품업계가 구태여 같은 논란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그동안 트렌드메이커가 된 장수 브랜드의 사례를 뒤돌아보자.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워 그 반열에 올랐던 이들이다. 

이기호 기자  pree@cbci.co.kr

<저작권자 © CBC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TOP STORIES
PREV NEXT
여백
오피니언
PREV NEXT
여백
#의식주
PREV NEXT
여백
LIFE & MEDI
PREV NEXT
여백
소셜라이브
PREV NEXT
여백
여백
포토
PREV NEXT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