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이 새 운영체제인 ‘iOS12’를 공개한 가운데 스마트폰 중독을 돕는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면서 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마트폰 중독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문제로 떠오르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구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91%다.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등 컴퓨터 사용률이 73%인 것을 감안하면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수품이 돼버렸다.
문명의 이기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지만 요즘은 이러한 기술적 혁명이 되레 일상의 행복을 앗아가고 있다. 보행 중 스마트폰에 푹 빠진 나머지 다른 사람을 치고 가거나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매우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에서는 스마트폰 좀비와 스몸비라는 우스갯소리보다 경각심이 들 정도다.
지하철을 타보면 객실 내 90% 이상이 모두 다 스마트폰에 집중한다. 출퇴근 만원지하철의 고단함 속에서도 스마트폰에 내 몸을 맡기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안타까운 건 스마트폰으로 가족의 대화가 실종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집으로 돌아오면 이렇다 할 대화도 없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삭막한 모습이 일상화돼버렸다.
지난해 경기연구원이 1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50%는 스마트폰 때문에 휴식 시간과 수면 시간이 감소하고 불안감마저 느낀다고 응답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은 가히 국민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지만 슬프게도 공론화 열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이번 애플 iOS12는 스마트폰 중독의 해답을 애플리케이션에서 찾았다. 즉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잠금장치 혹은 경고문을 부착하는 것이었다.
실제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SNS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정 기능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쾌락과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중독 증세라 진단할 수 있다.
중독의 심리적인 악영향은 숱한 연구 결과가 입증하듯 정신 건강을 피폐하게 만든다. 더욱이 ‘거북목’부터 노안까지 각종 신체적 위협도 수반해 국민 건강에 암적인 존재로 부각될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쉽게 보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캠페인이라도 펼쳐야 할 때다.
가장 중요한 건 미래 세대다. 어린 세대들은 성인보다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다. 벌써부터 스마트폰 없이는 못 산다고 아우성이니 타이밍이 한참 늦었을 수도 있다.
학부모와 교육 일선 현장에서는 이제라도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얼마만큼의 스마트폰 사용이 적절한지 수시로 알려줘야만 한다. 내 아이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에 지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이 반드시 자각해야하며 자신부터가 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야한다.
최근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전 세계 156개국을 대상으로 국민 행복도를 조사한 ‘2018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국민행복지수 1위는 핀란드, 2위는 노르웨이가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57위로 중하위권이다.
핀란드 한 현지 매체는 재미있는 평가를 내렸다. 행복지수 1위에 비결을 두고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넓은 공원 풀밭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책을 보는 것,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 경제 활동을 목을 매지 않는다는 것을 들었다.
절대적인 평가는 아니겠지만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행복의 척도가 아니라 부인하진 않을 것이다. 자연과 함께 하면서 사람과 사람이 마주보는 것, 그리고 자족하면서 살 줄 안다는 것이 중요한 법이다. 이제라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사랑하는 내 가족과 눈을 마주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