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TOP STORIES
[시론] ‘자리 건’ 美 VS ‘목숨 건’ 北 … 실무 싸움이 결정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고 있는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 앞에서 싱가포르 취재진이 자국 신문에 실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기사를 읽고 있다.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는 한국전쟁 종전까지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핵화뿐만 아니라 영구적인 평화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또 “회담이 잘 안되면 회담장을 걸어 나올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한국과 같은 번영을 약속하겠다”는 등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쥐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회담 성사 직후에는 일방적인 ‘펑크’까지 내며 북한의 반응을 응수타진까지 했으니 예측 불가능한 흔들기다. 소위 내가 회담을 이끄는 ‘갑’이라는 무력행사를 보여준 셈이다.

어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잘 읽을 수 있는 장면이다. 미국 언론도 회담 성패 여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까지 가늠할 수 있다며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더 절박한 처지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실패하더라도 주위를 관망할 여유가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노벨평화상 수상에 욕심까지 보인 것은 협상은 어떻게 돼도 내가 유리하단 자신감의 방증이다.

북한은 협상에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체제의 안정은 물론이요 국가의 명운까지 걸어야 할 상황이다.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절대 손해 보지 않는 장사를 해왔던 협상의 대가였다. 목숨을 걸고 덤벼드는 ‘올인’이고 상대방은 그렇지 않다면 게임의 결과는 어느 정도 결정되지 않았을까.

최근 김 위원장의 행보를 봐도 이러한 절박함이 잘 드러난다. 올 들어 두 차례나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북중 정상회담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아무리 관계가 좋은 국가라 해도 두 달 사이 정상 외교를 두 차례나 가진다는 건 외교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다.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성패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특히 실무진과의 줄다리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조금의 양보도 없다는 듯이 시종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결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보장’을 얻어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3월 김 위원장을 만났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 “정상회담을 철저히 준비하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 백악관 브레인들이 총출동하면서 논리적 대결을 준비하는 와중에 이해하지 못할 발언이기도 하다. 전쟁 돌입 전 적국의 수장을 인정해줬다는 발언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사실 이해관계 협상이란게 일반적으로 ‘50:50’이나 ‘51:49’ 등 서로가 엇비슷한 결과를 나눠가지는 것이 보통의 결말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절박함으로 나선 북한과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는 미국인지라 북한이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낼 가능성이 커졌다.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는 외교무대에서 유효한 격언이다. 치킨게임에서 이기려면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각오가 필수적이다. 위기를 감수하고 그 위기를 변화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하며, 특히 그러한 자세의 리더들과 국민들의 각오가 뒷받침돼야만 한다.

이제 판은 깔렸다. 북한이 다소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며 어떤 방식으로 조율을 택할지 다음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심우일 기자  press@cbci.co.kr

<저작권자 © CBC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우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TOP STORIES
PREV NEXT
ICT & BLOCK
PREV NEXT
여백
#의식주
PREV NEXT
여백
소셜라이브
PREV NEXT
여백
오피니언
PREV NEXT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