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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오찬, 햄버거 아닌 ‘오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가운데)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 회담과 확대정상회의를 마친 후 업무 오찬을 갖기 전 테이블을 앞에 서있는 모습.

‘세기의 담판’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북미정상회담을 갖은 가운데 백악관이 오찬 메뉴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북미정상회담 오찬을 햄버거로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햄버거 오찬이 아닌 한식과 양식, 중식이 어우러진 코스요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맥도날드 햄버거를 극찬할 만큼 패스트푸드 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두 정상의 점심 메뉴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새우칵테일 요리와 꿀과 라임 드레싱을 뿌린 그린망고, 문어를 전채요리로 준비했다. 특히 고기와 채소 등으로 속을 채운 한국 전통요리 오이선이 등장해 북미정상회담의 의미를 더했다.

궁중음식으로 잘 알려진 오이선은 오이에 고기소를 넣어 삶은 후 식은 장국을 부어 만든 메뉴다. 소고기와 달걀, 당근이 어우러지면서 아삭아삭한 오이의 식감과 각종 고명이 풍부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오이선의 ‘선’(膳)은 궁중의 일상 식에 자주 등장하는 찬을 일컫는다. 오이나 호박, 가지, 두부, 배추 등에 고기를 채워 넣거나 섞어서 익힌 것을 말한다. 오이선은 상쾌한 향기와 푸른빛이 청량감을 줘 여름철 궁중 음식의 대표 메뉴다. 한입에 먹기 좋게 작은 모양으로 만들고 색감도 좋아 초대 음식의 전채요리로 많이 활용돼왔다.

지금은 오이를 익혀서 먹는 일이 거의 없지만 과거에는 오이를 넣은 고추장찌개나 지짐이, 찜을 많이 해먹었다. 오이를 찌개에 넣으면 시원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백악관이 공개한 북미정상회담 오찬 메뉴판.

후식은 다크초콜릿 타르트가나슈와 체리를 올린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 트로페즈 타르트가 준비됐다. 청소년기 스위스 유학생활을 했던 김 위원장이 단맛의 디저트에 큰 거부감이 없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메인 메뉴는 감자와 브로콜리를 곁들인 소갈비요리였다. 레드와인도 나왔으며 중국식 돼지고기 튀김과 양저우 볶음밥, 한식인 대구조림도 테이블 위에 올렸다. 백악관은 대구조림을 두고 무와 아시아 채소 등을 대구와 섞어 간장에 졸인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오찬은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위시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 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예찬론은 매우 유명하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할 때도 “국빈만찬은 잊어버리고 그냥 회담장에서 햄버거나 먹으면서 중국과 더 나은 거래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공식석상에서 햄버거를 자주 등장시켰다.

햄버거가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함축적인 단어로 쓰이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보디가드는 햄버거 배달도 자주 했다고 한다.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면 보디가드가 즉각 백악관 인근 뉴욕가에 있는 맥도널드로 달려가 햄버거를 사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식 있는 자리에서 가장 즐기는 음식은 스테이크로 푹 익힌 ‘웰던’(well done) 타입을 선호한다. 지난해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마러라고 리조트에 초대했을 때 드라이에이징으로 조리한 스테이크와 으깬 감자를 내놨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사우디 왕실은 양고기 스테이크와 케첩을 테이블에 올렸다. 스테이크에 케첩을 발라먹는 트럼프 대통령만의 취향에 맞춘 것이다.

그러나 해외 국빈방문 시 자신의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고 그 나라의 전통음식도 잘 즐기는 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을 때 가자미 구이와 한우갈비, 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 독도 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돌솥밥 반상 등을 너끈히 해치워 까다롭지 않은 입맛을 보여줬다.

김상우 기자  pree@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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