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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지는 날씨, 유통기한 지난 제품 버려야할까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오면서 식생활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이나 신선식품에 표기된 유통기한이 지나면 바로 폐기해야할지, 아니면 먹어도 괜찮을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직사광선을 피하거나 냉장보관을 하는 등 변질의 위험을 최소화해 해당 식품을 잘 보관했다면 유통기한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버릴 필요는 없다. 유통기한은 유통업자가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법적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섭취 가능한 기간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 제조업체들은 보통 식품 안전기간의 60~70%를 유통기한으로 정한다. 예컨대 식품이 변질되지 않는 기간이 5일이라면 60~70%인 3일을 유통기한으로 정하는게 일반적 패턴이다.

소비자가 실제 소비할 수 있는 기한은 소비기한이라 부른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부터 일부 식품에 대해 소비기한 표기를 권장했다. 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대다수 식품은 유통기한만 표기될 때가 많다.

유통기한은 지난 1995년부터 단계적으로 자율화를 추진했다. 2000년 9월 1일부터 모든 식품의 유통기한 설정이 자율화됐고 현재는 식품 제조·판매 업체에서 식품별 특성에 맞춰 자율적으로 유통기한을 설정해 표시하는 중이다.

유통기한의 산출은 포장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 오랫동안 유통해도 부패나 변질 우려가 적은 통조림이나 잼 등의 가공식품은 지난 2007년 품질유지기한을 도입했다. 품질유지기한은 식품의 특성에 맞게 잘 보관하면 식품을 아무 문제없이 먹을 수 있는 기한을 말한다.

개봉을 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냉동만두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1년 이상 냉동 보관만 잘하면 섭취할 수 있다. 참기름의 소비기한은 2년, 식용류는 5년, 참치캔은 10년 이상의 소비기한을 가지고 있다.

미개봉시 냉장 기준으로 우유는 40~50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달걀도 유통기한이 14일이지만 소비기한은 25일이다. 라면은 8개월이 지나도 먹을 수 있다. 유통기한이 3일밖에 되지 않는 식빵도 지퍼백에 잘 밀봉해 냉동보관하면 20일은 더 오래 간다. 쌀과 설탕, 소금, 주류 등은 소비기한이 따로 없지만 변질 여부를 잘 체크해야만 한다.

만약 달걀 상태가 의심되면 달걀을 물에 넣어보면 된다. 달걀이 가라앉는다면 먹어도 괜찮지만 물에 뜬다면 이미 변질이 한참 진행된 상태다. 또한 통조림통이 부풀어 오른다면 내부에서 미생물이 증식한 상태이기 때문에 유통기한과 상관없이 폐기 처리한다.

한편 유통기한의 잘못된 오해로 인해 경제적 피해가 상당하다는 주장이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바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에서 전체 음식물의 1/7이 폐기물로 버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2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며, 처리비용으로 연간 약 8000억 원이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물폐기물을 20%만 줄여도 연간 1600억 원의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연간 177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수 있다. 이는 소나무 3억 6천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고 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유통기한보다 소비기한을 중심으로 한다. 미국의 경우 식품 판매기한(Sell by Date, 판매를 위해 진열되는 기한), 최상품질기한(Best If Used Date, 최상의 품질이 유지되는 기한), 사용기한(Use by Date, 제품 보존의 최종기한), 포장일자(Closed Date Coded Date, 식품이 포장된 날짜) 등으로 다양한 구분법을 표시한다.

일본은 상미기한(賞味期限, 유통기한 경과해도 품질이 유지되는 식품), 소비기한(消費期限, 유통기한 경과 시 판매·섭취 불가능한 기한)을 모두 제품에 표기한다.

지난 2012년 정부당국은 식품 반품과 폐기물 발생을 줄여 가격 인하효과가 있는 소비기한 제도를 도입하려 했지만 소비자단체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백지화되고 말았다. 소비자단체들은 소비기한 병행 표기가 소비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데다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 선택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와 학계, 정부당국이 토론회를 벌이기도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이기호 기자  pree@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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