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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민주화’ 후폭풍, 정답은 스스로 알고 있다

이번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결과는 재계 입장에서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적어도 야권의 선전으로 얼추 균형을 맞추는 그림을 간절히 바랐을지 모를 일이다.

여권은 지방 권력까지 독식하면서 재벌 개혁 등 현 정부의 친노동 정책에 강력한 엔진을 달게 됐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고정비용 증가에 골치 아픈 재계 입장에선 일명 ‘경제민주화’ 후폭풍이 얼마나 강하게 불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11석을 추가해 전체 300석 중 130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은 하반기 국회에서 14석의 민주평화당과 6석의 정의당과 힘을 합칠 경우 개헌 재추진은 물론 야권의 반대로 무산된 경제민주화 관련 개정안을 손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재계는 이렇게 될 경우 기업 경영 활동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의혹에서 드러났듯 현재의 상황에선 기업들의 목소리가 힘을 잃고 있다.

벌써부터 9월 국정감사에서는 한진그룹 조양호 오너 일가의 출석에 여권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소문이다. 공교롭게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언론을 통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는 물론 소위 ‘통행세’ 위반 여부까지 샅샅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14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는 “재벌그룹 총수 일가는 주력 계열사 외에 보유하고 있는 SI(시스템 통합), 부동산관리, 광고 회사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한다”며 돌직구를 던졌다.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거대 재벌을 향한 일종의 조준사격인 셈이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마자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SDS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오토에버, 글로비스, 이노션과 LG그룹 계열의 범한판토스 등은 다음날 주식시장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모두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상당한 계열사들이다.

김 위원장은 오는 7월까지 기존의 공정거래법을 뜯어고치는 대대적인 개편작업에 골격을 마련할 것을 알리기도 했다. 38년 만에 고쳐지는 공정거래법이 9월 정기국회에서 상정되고 통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행정 처분이 법원에서 계속 막히는 사례를 두고 낡은 공정거래법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6년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한진그룹에 시정명령과 14억 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지난해 9월 서울고법이 패소 판결한 사례를 들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강공 드라이브를 두고 “우리나라가 과연 시장경제에 근거한 자본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문”이라며 “시장의 흐름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관여해 일일이 뜯어고치겠다는 것은 더 이상 기업 성장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한다.

정리해보면 현 정부의 시각은 불공정한 경쟁과 반칙이 횡행하는 시장에서 정부의 개입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재계는 시장 경제에 역행하는 처사이자 전체 시장의 위축을 가져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발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기업 스스로가 정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거래 질서의 투명성 확립과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둔다면 시장이 먼저 반응하길 마련이다. 정부는 양날의 검과 같은 시장 개입에 대해 지혜로운 운행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

전 세계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부르짖으며 미래 산업 분야 선점에 혈안이다. 부분에 치우칠 것이 아닌 대양을 향해 나아가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멀리 바라보면서 손을 맞잡는 윈윈(win-win)의 자세가 갖춰진다면 분명 ‘경제민주화’란 단어도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다.

심우일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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