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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세먼지는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 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위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있다.

옆 나라 일본이 기록적인 폭우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가공할만한 ‘물폭탄’이 열도를 강타하던 시점에 우리나라는 반대로 연중 몇 번 오지 않을 청명한 하늘이 전국을 감싸 돌았다. 맑은 공기에 심호흡을 크게 할 수 있는 쾌청한 날씨였던 것이다.

이러한 날씨는 지난달만해도 미세먼지로 고통 받았던 나라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기상청은 “공기 확산이 원활해 전국 각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을 나타낸다”고 전한다.

사실 기상청의 표현은 참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다. 공기 확산이 원활해서 미세먼지 농도가 좋다? 그럼 겨울철 공기 확산이 원활할 때는 왜 미세먼지가 극성이었을지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서북풍이 원활하면 미세먼지가 극성이고, 남동풍이 원활하면 미세먼지가 낮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걸까?

기상청이 이같은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레짐작이 간다. 미세먼지 발생원인에 대한 학계의 이견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 미세먼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장하고, 또 한쪽에서는 국내에서 자체 발생되는 미세먼지가 큰 영향을 끼친다며 중국발 미세먼지로만 몰아 갈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의 날씨만 해도 그렇고 동풍의 영향을 받는 여름철에만 유독 미세먼지가 낮아진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이같은 현상을 규명하고 볼 문제다.

실제 전 세계 미세먼지 수치와 기상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페이지를 살펴봐도 이러한 상황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동풍의 강력한 영향에 중국의 미세먼지가 차단되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중국발 미세먼지는 우리 힘으로 손쉽게 해결하기 힘들다. 중국이 ‘세계의 굴뚝’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해결은 요원할 것이다. 더욱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 산업부문마다 주창하는 ‘굴기’에는 중국이 이미 미국의 헤게모니 쟁탈전 대항마임을 확신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가 지혜를 짜내지는 못할망정 중국의 눈치만 보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사드 파동과 같이 중국의 경제적 보복으로 우리 산업계가 이미 큰 타격을 받았다. 일본도 과거 희토류 파동으로 꼬리를 내리는 등 중국의 생채기는 막강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올 초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줄인다면서 3일 동안 무려 150억 원의 쏟아 부으며 차량 2부제와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등의 고강도 정책을 내놨다. 결과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거의 없는 헛심만 쓴 걸로 나타났다. 중국 눈치 보기가 아니더라도 인기영합주의를 지칭하는 표퓰리즘 공격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결과였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군사전략가로 명성을 떨쳤던 손빈은 “전쟁을 잘 이끄는 사람은 전쟁의 형세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뒤 그 위에 자신의 결정과 모략을 수립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전 미세먼지 저감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국민에게 공약했다. 최근 공식석상에서 중국에 예의를 차리며 한껏 높여주는 발언을 했다. 그 속에는 날카로운 전략이 숨어있다고 믿고 싶다.

주변에서 내 아이의 건강 문제로 이민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 부쩍 많이 들린다. 현 정부는 미세먼지가 앞으로 국민의 생존 문제는 물론이요 국가 경제의 성장력까지 좌우할 중대 사안으로 판단하고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만의 힘으로는 힘들다. 일본과 미국 등 강대국과의 외교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실리를 취하는 수읽기가 필요하다. 역사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필요에 따른 실익 추구가 있어왔다. 현 정부의 냉정한 수읽기를 기대한다. 

심우일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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