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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노회찬 유서 일부 공개 … “누굴 원망하랴”
23일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시신을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유서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노 의원은 23일 오전 9시 38분경 자신의 노모와 남동생 가족이 살고 있는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큰 충격을 줬다.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심적 압박이 주된 이유로 밝혀졌다.

이날 정의당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한 유서 내용을 언론에 알렸다. 노 의원은 가족에게도 2통의 유서를, 드루킹 사건 관련 1통의 유서까지 총 3통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노 의원 유족이 유서 내용을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간략한 내용만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정의당이 밝힌 유서 내용은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며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 원을 받았지만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전했다.

경공모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줄임말로 드루킹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지난 2014년부터 네이버 공개카페로 개설됐다.

노 의원은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후회했다.

아울러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라며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정의당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23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있다.

정의당은 이날 노 의원의 비극적 사건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노 원내대표 빈소가 차려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긴급회의를 한 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드루킹 특검은 애초 특검의 본질적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표적수사를 했다”며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은 노 의원 장례식을 정의당장(葬)으로 5일간 치르기로 했으며 상임장례위원장은 이정미 대표가 맡기로 했다. 시도당에도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정의당은 이번 사건으로 적잖은 심리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지율 두 자릿수까지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하는 등 지지도가 한껏 높아진 상황인지라 노 의원의 비보가 지지율 하락 내지 상승 요인 등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 분수령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견해다.

특히 정의당이 포함된 ‘평화와정의의의원모임’(이하 평화와정의)는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됐다. 평화와정의는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 20명으로 구성돼 지난 3월 출범했다. 노 의원의 사망으로 의원 수는 19명으로 줄어들면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국회법은 제33조에 따라 국회의원 20명 이상 정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거나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의원 20명 이상이 별도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화와정의는 지난 3월 정의당 의원 6명과 평화당 의원 14명 등 20명으로 출범했다. 비교섭단체로만 활동해 왔던 정의당으로서는 창당 이래 첫 교섭단체 지위를 얻으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나가던 중이었다.

노 의원은 그동안 정의당의 ‘간판스타’로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워나갔다. 다양한 TV 토론에 출연하면서 그만의 날카로운 화법과 재치 있는 풍자 등으로 국민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정의당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최근에는 JTBC ‘썰전’에 유시민 작가의 뒤를 이어 출연하면서 노 의원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터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브로커 세력이 일면에 드러난 만큼 이러한 세력들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의 뉴스 아웃링크 건을 비롯해 음성화된 뉴스 댓글 등 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재원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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