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남북경제협력 등이 오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 경제·산업·기술 분야를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박용현)는 지난 6월 5일부터 이달 6일까지 기업연구소 보유 기업 826개사를 대상으로 ‘2030년 산업기술 미래전망’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기업들은 2030년까지 경제·산업·기술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AI(31.4%)와 남북경제협력(23.8%)을 꼽았다. 이어 3D프린팅·제조혁명(12.6%)과 가상·증강현실(12.3%), 생산가능인구감소(9.9%), 사물인터넷(9.8%), 빅데이터(9.4%), 바이오혁명(9.2%), 블록체인(6.9%), 4차산업혁명(6.7%)이 뒤를 이었다.
특히 10대 순위 중 4차산업혁명과 밀접한 AI, 3D프린팅,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6가지 키워드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기술 외적인 부분에서는 정치적 이슈인 남북경제협력과 인구구조 변화인 생산가능인구 감소, 우리나라 수출과 수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국의 성장과 변화(3.9%) 등이 꼽혔다.
응답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빠르게 현실화하면서 산업구조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산업의 경쟁력 변화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디스플레이(3.19), 반도체(3.17) 등은 현상유지(3점)를 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조선(2.45), 철강(2.62), 석유화학(2.79), 자동차(2.81)는 경쟁력 하락을 예상했다.
주력산업의 퇴조를 대체해 한국경제를 이끌 새로운 주력산업으로는 ‘바이오’, ‘에너지’, ‘통신’,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응답기업의 24.7%가 바이오를 신 주력산업으로 지목했고, 에너지(10.7%), 통신(10.2%), 엔터테인먼트(8.1%)가 뒤를 이었다.
또한 2030년까지 4차산업혁명의 진전과 신산업의 발전 등을 통해 세계 및 한국경제는 동반성장할 것이란 응답이 더 많았다.
세계경제에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는 절반이상(50.5%)의 기업이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고 50.9%의 기업은 한국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29.2%의 기업은 한국경제가 침체국면 혹은 후퇴할 것이란 부정적 입장이다.
특히 유니콘기업(글로벌 리딩기업)이나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세계적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응답이었다. 2030년까지 파괴적 혁신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2.1%에 그쳤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11.1%로 중견기업(34.6%)이나 중소기업(32.7%)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기술과 산업구조변화에 따라 R&D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R&D 트렌드에 대한 전망에서 기업들은 ‘AI기반 R&D’(31.2%)와 ‘융합 R&D’(25.3%)가 주요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클라우드기반 R&D’(12.6%), ‘사이버R&D’(8.0%) 등이 언급돼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급진전으로 R&D형태도 크게 바뀔 것이란 예상이다.
이런 변화로 기업 R&D도 연구 프리랜서 증가(3.54점), R&D전문기업의 성장(3.49점), 개방형혁신의 진전(3.48점)등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5점 척도, 3점 보통).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조사결과를 종합했을 때 우리 산업계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경제 전망을 하고 있지만 업계 영향을 미칠 미래 이슈에는 ‘명암’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해석했다.
4차산업혁명을 통한 기술발전과 남북경제협력을 기회 이슈로 보고 있으나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은 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주력산업 중 상당수가 경쟁력을 잃고 새로운 산업이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기술의 급변으로 R&D의 형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는 전망이다.
김이환 산기협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점차 증가하고 제반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일록 산업계가 10년 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산업기술의 미래비전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산업계와 정부․공공부문 등이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