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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안, 명암 뚜렷한 ‘과세 드라이브’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0일에 발표한 2018년 세법개정안을 살펴보면 정부의 중점 목표인 소득분배개선을 비롯해 그동안 국세청과 세무사회 등 각계각층에서 요구한 납세자 권익 등의 주장 내용이 많이 반영됐다.

개정안은 소득분배 개선을 골지로 고용 부진으로 인한 소득감소를 인정하고 있다. 부족한 소득을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과 지급 금액 확대로 지원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과세형평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2014년 이후 비과세 돼온 2000만 원 이하 임대소득을 과세하고 부동산 자산가의 세 부담을 더욱 높였다. 과거에는 세율 인상으로 증세에 나섰다면 이제부터는 비과세 범위는 줄이고 과세소득 범위를 확대해 증세하는 모양새다.

또한 일용근로자 근로소득공제 경우 지난 10년간 10만 원으로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10만 원 이상 일용근로자가 상용근로자보다 부담이 많았다. 이번에 15만 원으로 인상하면서 일용근로자의 세 부담이 완화됐다. 그동안 고용주와 근로자는 과세미달 금액으로 편법으로 나누던 관행이 없어져 바람직한 조치로 보인다.

여기에 현행 가산세, 가산금을 통합하고 이자율을 금융회사 등에서 연체대출금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고려해 정하도록 했다. 사실상 미납세액 부담을 인하하는 제도 개선이다. 지금까지의 국세행정을 돌아볼 때 획기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사실 부과하는 입장에서는 행정 제제와 연체이자로 구분해 과세한다는 명목으로 유지하고 있었으나 부담하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모두 연체이자라는 의미밖에 없어 이번 개정안은 납세자 위주의 세법 인식 전환이라고 할 만큼 커다란 의미가 있다.

현금영수증 과태료 부분도 일부 개선됐다. 그동안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에 대해서 현금영수증 미발급 시 해당 금액의 50%를 과태료로 부과했다. 막대한 액수 산정에 조세저항이 컸고 일선 세무서는 ‘악법도 법’이라는 논리로 납세자를 설득하고 달래는 등 모진 세제로 악명이 높았다.

비록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이 과태료 부과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단순히 미발급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같은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영세사업자를 폐업으로 몰아가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현금영수증 미발급 과태료가 20% 하향 조정되고 종전 과태료에서 가산세로 전환했다. 앞으로도 기존 신고불성실가산세와 적절하게 조정하면서 고의성 있는 부정행위와 착오 및 실수에 의한 선의의 행위와 구분해 적용하는 기준을 만드는 등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과표 양성화 취지가 좋더라도 악법이라는 소리를 다시 듣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재검토가 심히 필요한 사항도 적지 않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임대소득 과세대상을 보면 종전 임대보증금 규모를 3억 원+60㎡ 이하에서 2억 원+40㎡ 이하로 축소하면서 분리과세 14% 또는 종합과세를 선택해야한다. 결국 도시 저소득층이 대다수 임차 중인 다세대나 다가구 주택에 대해 과세하게 되는 것이다. 무주택 저소득층은 집주인의 세금과 4대 보험 인상 부담분을 임대료 상승으로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 시행되는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조정까지 합하면 근로장려금으로 일정 계층에게는 소득을 분배하고 다시 임대인을 통해 무주택 저소득 전체에게 다시 세금으로 받아내는 것으로 소득분배인지 ‘세금분배’인지 구분이 안 간다.

일자리 창출 유지를 위해 위기 지역의 세제지원, 육아휴직 복귀자 인건비 세액공제, 고용증대 세제를 청년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은 그동안 실효적으로 얼마큼 세제 혜택을 보았는지에 대한 평가도 없이 한도액만 늘려가는 제도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일부에 한정될 뿐 수도권 등 우리나라 고용증대와 경제 활성화 주력 지대에서는 체감할 수 없는 명목상의 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무제 등 고용환경 악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소 영세기업 입장에서는 고용제도 유연성 등 정책 개선으로 풀어야 하는 것을 생색내기 세제지원으로 모면하려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인상이 짙을 수밖에 없다.

이번 세법개정안을 보면 중장기적인 세제 방향보다는 단기간에 소득분배 효과를 극대화하고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전략이 다소 담겨있는 듯하다. 즉 고용인과 근로자,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임대인과 임차인, 세금 부담자와 면세자 등 양분법으로 나눠 특정계층에만 집중적으로 세금을 부담시켜 갈등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이나 실제는 양극화 갈등을 더 심화시키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특정 계층에 대한 세 부담은 고스란히 고용인원 축소와 소득감소로 이어져 저소득층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 환경이나 고용환경 개선이 우선이다. 손쉬운 세제개선에 의존한다면 자칫 ‘세금주도성장’이라는 비웃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박영범의 알세달세>

ㆍ현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ㆍ국세청 32년 근무, 국세청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 2, 3, 4국 16년 근무

박영범 세무칼럼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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