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과 해군사관학교가 역대 최고 입학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사관학교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여성생도 지원이 폭증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는 지난달 28일 2019학년도 79기 생도 330명(남자 290, 여자 40) 모집에 1만1281명이 지원해 개교 이래 최고인 34.2: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1122명이 증가했고 2년 연속 1만 명을 넘었다. 특히 40명 정원인 여성생도는 3123명이 지원해 78: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공군사관학교도 경쟁률이 사상 처음 40:1을 넘었다. 공군사관학교 71기 생도는 정원 205명 모집에 역대 최다인 8469명이 지원하면서 41.3:1을 기록했다. 185명을 모집하는 남자는 34.8:1이며 20명을 모집하는 여자는 2000명이 넘어서면서 101.7: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사 여성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96년 공사에서 여성 선발에 나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해군사관학교는 77기 생도 170명(남자 150, 여자 20) 모집에 6537명이 응시하면서 38.5:1을 기록했다. 지난해 39:1보다 떨어진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이들 사관학교는 7일부터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1차 합격자를 발표한다. 육사는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23일부터 다음달 28일 사이 개인별 1박 2일 일정으로 신체검사, 체력검정, 면접시험을 치른다. 최종합격자는 우선선발과 특별전형은 10월 26일, 정시선발은 12월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공사는 2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조별로 1박 2일 동안 신체검사, 역사·안보관 논술, 체력검정,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해사는 22일부터 9월 중순까지 조별로 면접, 신체검사 및 체력테스트를 치를 예정이다. 2차 시험 합격자 중 전체 모집인원의 70%는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 30%는 대학수학능력 시험 점수를 합산해 12월14일 최종 발표한다.
한편 매년마다 사관학교에 많은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것은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관학교를 졸업한 생도들은 7급 군무원과 동일한 예우를 받는 소위로 임관한다. 소위 1년을 끝낸 후 중위로 진급하면 6급 군무원 예우를 받는다. 20년 이상 복무하고 퇴역하면 군인연금의 한 종류인 퇴역연금을 받는다. 최종 퇴역 봉급액의 50~70% 정도를 퇴직한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무원의 안정적인 면만 바라보고 사관학교를 지원하는 것은 큰 과오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에 목숨을 바칠 수 있다는 군인이라는 소명의식과 개인보다는 전우와 부하들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 의식이 결여된 이들이 사관학교를 지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군대를 안정적인 직장이라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체력 조건이 어떤지, 단체생활에 적성이 맞는지, 남을 배려할 줄 아는지 신중히 고려해보고 지원하길 바란다”며 “체력 조건 미달에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이들이 사관학교에 합격하게 된다면 군대나 개인에게나 큰 불행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