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피자를 서빙해주는 레스토랑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한국피자헛과 함께 레스토랑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Dilly Plate)를 시범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딜리 플레이트는 오는 19일까지 피자헛 목동 중앙점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FCD) 레스토랑에서 점원을 도와 고객에게 음식을 서빙하게 된다. 딜리 플레이트는 지난 6월 충남 천안 신세계백화점 내 푸드코트에서 첫 테스트를 거친 바 있다.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임무를 맡기고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이번 피자헛 매장의 서빙도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 성격이다.
배달의민족은 딜리 플레이트가 피자헛 매장 안에서 테이블 사이를 자율주행으로 오가며 음식을 날라주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주문을 받으면 최적의 경로를 찾아 테이블까지 자율주행으로 음식을 전해준다. 사람이나 장애물을 마주치게 되면 정지하거나 피해서 움직인다. 속도는 사람의 도보와 비슷하며 본체 상단의 쟁반을 통해 최대 22kg 무게의 음식을 실을 수 있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딜리 플레이트의 3단계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1단계는 레스토랑과 푸드코트 등 실내에서의 서빙 임무 수행이다. 2단계는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 주상복합건물, 대학 캠퍼스 등의 일정 공간에서의 배달 서비스다. 3단계는 일반 보행로를 원활하게 주행하는 것이다. 일반 보행로 주행은 수많은 장애물을 피하고 긴 거리와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등 해결과제가 많다.
3단계 프로젝트까지 완벽하게 성공한다면 릴리 플레이트를 양산해 치킨전문점이나 피자전문점 등 배달 전문 외식매장에 도입하겠단 청사진이다. 외식업계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절감이 화두에 오른 상태다. 상용화가 된다면 외식업체의 경영 효율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감이다.
조윤상 한국피자헛 마케팅팀 상무는 “딜리 플레이트는 점원을 도와 피자를 나르는 부담을 덜어주면서 점원이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자율주행 서빙 로봇이라는 미래 기술을 활용해 매장 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고객 서비스를 동시에 높이고자 서빙 로봇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딜리는 2D-Lidar(공간 데이터 수집 센서)와 3D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 센티미터 단위의 정교한 주행을 할 수 있다. 숨겨진 두 개의 바퀴에는 개별 모터가 달려있어 마치 유영하듯 자유롭게 움직이고 1회 충전 최대 8시간 지속 주행이 가능하다.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 총괄 이사는 “이번 시범 운영은 로봇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배달의민족은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배달 로봇을 선보임으로써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를 앞당겨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