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맥주 생산량이 4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기존의 빅마켓 시장에서는 소비량이 줄어들고 개발도상국은 소비가 늘어났다. 기존 시장에서 맥주보다 다양한 주류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된 것이 주된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일본의 지지통신은 9일 일본 맥주회사 기린 홀딩스가 세계 171개국 맥주회사를 상대로 조사한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은 결과를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맥주 생산량은 1억9090만㎘로 2016년보다 0.1% 감소했다.
전 세계 맥주 생산량은 1980년대부터 줄곧 증가 추세였으나 지난 2014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해 4년 연속 떨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맥주 생산국인 중국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은 2016년보다 3.9% 감소한 3970만㎘다. 중국에 이어 맥주 생산량이 많은 미국도 2.6% 떨어졌다.
그러나 맥주 생산량 세계 3위인 브라질은 5.0% 증가한 1400만㎘를 기록했다. 이들 세 나라의 생산량은 전 세계 맥주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맥주 생산량은 전년과 동일한 200만㎘로 21위다. 일본은 2.1% 감소한 524만㎘로 7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린 홀딩스 측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맥주 외에도 다양한 주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위스키나 탄산이 들어간 주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세금 등 규제로 인해 가격이 높은 맥주가 외면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맥주를 많이 마시면 뱃살이 나온다는 인식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맥주 생산량을 대륙별로 세분화할 때 아시아와 유럽, 북미 대륙은 감소 추세였으나 중남미와 아프리카, 중동은 증가 추세였다. 아시아 국가 중 베트남과 필리핀은 지난해보다 각각 15.4%와 7.9% 증가했다. 특히 젊은층 인구가 많고 높은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는 베트남은 지난 2007년 생산량이 세계 25위에 불과했지만 10년간 209%의 폭발적인 상승세로 9위를 차지했다.
지지통신은 기존의 주요 시장에서 맥주 소비가 줄어들면서 관련 업체들의 전략과 방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라 설명했다. 실적 저하에 놓인 글로벌 주요 맥주업체들은 인수·합병(M&A)을 하거나 성장세가 높은 국가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의 아사히그룹 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일본 판매량이 198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부진에 허덕였지만 2016년부터 필스너 우르켈 등 동유럽 맥주회사들을 사들이면서 글로벌 판매에 집중한 덕분에 일본 판매 부진을 딛고 순이익이 50%가량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