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가 아이폰X를 노골적으로 베낀 모토로라에 대해 ‘뻔뻔한 복사본’이라는 말로 모토로라의 주인인 중국계 기업 레노버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동안 애플은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의 카피 타깃이었다. 그러나 모토로라까지 카피 대열에 합류한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란 극도의 실망감이다. 모토로라는 이들과 다르게 세계 최초 상업용 휴대폰 출시부터 최초의 플립폰을 선보이는 등 과거 모바일과 IT 분야의 ‘혁명가’와 같았기 때문이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9월 중으로 ‘P30’ 스마트폰을 시장에 공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언론에서는 P30의 이미지가 유출됐고 사양까지 공개되는 등 해당 정보가 널리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모토로라가 일부러 정보를 흘려 관심을 유도하려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이러한 유출 전략은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BBC는 모토로라 P30 유출 디자인을 언급하면서 아이폰X와 판박이라고 비판했다. BBC는 “많은 리뷰어들이 모토로라의 P30은 아이폰X를 복사한 뻔뻔한 신제품이라 말하고 있다”며 “모토로라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레노버는 이러한 비판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토로라는 휴대폰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시킨 주인공이나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실적 부진에 빠져 지난 2012년 구글에 매각됐다”며 “2014년에는 중국 PC제조업체 레노버에 재매각됐고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의 스마트폰을 생산해왔다”고 설명했다.
BBC는 IT분야 저명 블로거인 마르케스 브라운리(Marques Brownlee)의 말을 인용해 “아이폰X를 그대로 베낀 모토로라 P30은 부끄러움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IT전문지 테크노버팔로(Technobuffalo)를 인용 “아이폰X와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심각한 복제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CCS인사이트(CCS Insight)의 애널리스트인 벤 우드(Ben Wood)의 말을 빌어서 “흡사한 디자인을 가진 스마트폰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우울한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가 이어질수록 소비자의 무관심이 높아지고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새 폰 구매를 유도하고 싶다면 디자인을 따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제품을 차별화할 방법을 찾고 혁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BC는 마지막으로 차이점은 찾아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P30의 가격이 아이폰X보다 월등하게 저렴하다는 것이다. P30의 가격을 350달러(약 40만 원)로 예상하면서 아이폰X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렴한 제품이고 P30의 전면 하단에는 ‘motorola’라는 브랜드가 박혀있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