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자국 통화 볼리바르 가치를 95% 평가 절하하는 동시에 최저임금을 3000% 이상 인상하고 새 화폐 ‘주권 볼리바르’(Sovereign Bolívar)’를 발행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정부 당국이 20일(현지시간) 관련 정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5만%에 육박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 사태에 대한 해결책이란 명분이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혼란만 가중시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특히 새 화폐인 주권 볼리바르 발행에 대해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화폐는 기존 화폐단위에서 ‘0’ 다섯자리를 제외했으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직접 발행한 암호화폐 ‘페트로’와 연동이 가능하다. 페드로는 세계 최초의 정부 주도 암호화폐며 화폐 가치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1배럴 가격으로 책정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번 조치는 매우 혁명적이며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정책으로 우리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하이퍼인플레이션 등 경제가 파탄에 이르자 국민들이 인접 국가로 탈출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약 23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칠레와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 베네수엘라 인접국들은 이러한 탈출 행렬을 막고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브라질 당국은 최근 접경 도시인 북부 호라이마주 파카라이마에 군 병력을 투입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브라질 유입을 차단하고 나섰다. 베네수엘라 출신 괴한이 상점 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폭력 사태로 번지는 등 이주민 1200여 명이 강체 추방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여권 없이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던 에콰도르와 페루마저도 이민법을 발표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이동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