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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 국세청까지 나서야 하나

현재 일자리 창출 주관 부서인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임금이 깎인다고요!’,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이렇게 지원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 익명신고!’란 알림창이 나란히 떠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유일한 안내는 ‘사장님, 인건비 걱정은 일자리 안정기금에 맡기세요!’라는 배너가 유일하다.

흥미롭게도 일자리 창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국세청은 어느 부서보다 빠르게 일자리 창출 사안에 민첩히 대응하고 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발맞춰 취약계층 소득확대, 일자리 창출 등 범정부적인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나오자마자 16일 한승희 국세청장이 570만 명에 달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해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한 것이다.

이번 세정지원 정책을 살펴보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세무부담축소를 골자로 하고 있다. 외부 세무조정 대상 기준 수입금액 미만 개인사업자(도·소매업 등 6억 원, 제조업·음식·숙박업 등 3억 원, 서비스업 등 1.5억 원 미만) 중에서 전체 개인사업자 587만 명 중 약 89%인 519만 명이 세무 부담 완화 대상에 해당된다. 이중 부동산임대업, 소비성 서비스업(유흥주점 등), 고소득 전문직(의사·변호사 등) 등의 일부 업종은 제외한다. 어찌 보면 제외 업종은 국세청 세무조사의 집중과 선택의 원칙에 따라 예년보다 더 ‘융단폭격식’ 세무 간섭이 예상된다.

사실 면제 대상자는 519만 명에 달하지만 그동안 국세청은 영세사업자와 생산적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면제 세정지원을 꾸준히 해왔고 범위도 확대해왔다. 연간 1000여 건에 해당하는 인원만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선언적 의미일 뿐 실제는 그동안 해왔던 정책과 업무의 연장선일 수 있다.

2019년 말까지 세무조사 착수를 전면 유예하고 기통지분도 납세자가 신청할 때는 유예하겠다는 사실은 2016년 귀속분까지 유예한다는 것으로 취소가 아니다. 2020년에 재개된다면 오히려 4∼5년 전 귀속분에 대한 조사로써 현재보다 소명이 어려울 수 있어 차라리 현재 세무조사를 받는 것이 편할 수 있다.

따라서 2019년 세무조사 대상 선정(2017년 귀속분)제외 발표는 세무조사 면제 선언으로 이미 신고 완료된 사항이다. 현재 2018년 귀속분은 해당하지 않아 이번 발표만 믿고 올해 허술하게 세무처리를 하게 될 경우 2020년 이후에는 되레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19년 말까지 소득세·부가가치세 신고내용 확인을 전면 면제하고 기 안내된 해명안내문이 발송된 경우라면 신고내용 확인을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한다는 의미라 볼 수 있다. 즉 2019년 1기 귀속 2019년 7월 부가가치세 확정 신고, 2018년 귀속 2019년 5월 종합소득세 확정 신고에 대한 사전·사후 신고검증을 안 한다는 의미로 성실신고에 대한 부담을 크게 완화한 제도라 볼 수 있다.

법인의 경우 고용인원이 업종별 5명 또는 10명 미만인 법인에 해당한다. 중소기업 중 업종별 매출 기준이 10억∼120억 원 이하로 전체 70만 개 법인 중 약 71%인 50만 개 중소기업이 신고내용 확인만 면제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개인사업자처럼 세무조사 면제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2011년 이후 연간 매출액 100억 원 이하 중소 법인은 이미 세무조사를 제외하고 있어 이번 발표는 선언적인 의미가 크다.

한승희 국세청장도 사실 이번 정책은 세무검증에 대한 부담감 없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심리적 측면이 큰 정책이라고 밝혔다. 세 부담을 실제로 낮추거나 소상공인 경영환경 개선, 특히 일자리 창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소상공인이 원하는 종합지원 정책은 경영비용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최저임금 제도에 있다.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을 최저임금 인상에서 제외해주거나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 설정, 소상공인 업종별 출혈경쟁 제한 등 소상공인 경영환경 개선 요구가 더 크다.

지난 21일 쿠키뉴스가 의뢰해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의 세무조사 면제대책은 55.0%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즉 이번 대책과 커다란 연관성이 없음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사실 국세청의 이러한 모습은 안타까운 측면도 있다. 국세청이 정부의 주요 정책에 주관부처보다 먼저 나서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국가의 안정적인 재정확보라는 고유의 업무에 집중해야하건만 이제 연관성도 크게 없는 정부 주요정책 지원업무까지 떠밀리는 모습이다.

<박영범의 알세달세>

ㆍ현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ㆍ국세청 32년 근무, 국세청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 2, 3, 4국 16년 근무

박영범 세무칼럼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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