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식품 인수전에 동원F&B와 동아오츠카가 뛰어드는 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지난 2013년 웅진식품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던 동원그룹은 재도전에 나서게 된 셈이다.
24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동원F&B, 동아오츠카, KG그룹, 현대그룹, 중국계 SI(전략적 투자자) 등 7곳의 인수 후보가 웅진식품 예비실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다음 달 중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동원F&B의 웅진식품 인수 도전은 최근 동원F&B의 본격적인 투자와 궤를 같이한다는 판단이다. 동원F&B는 최근 글로벌 펫푸드 브랜드 ‘뉴트람’의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급성장 중인 펫푸드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또한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한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집중적인 투자, 태국 최대 식품기업인 CPF와의 업무협약 등 다방면에 걸친 투자가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중이다. 동원F&B는 앞서 웅진식품과의 협업을 통해 요구르트 ‘초록매실’을 출시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동아오츠카도 웅진식품 인수에 적극적이다. 동아오츠카는 모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와 함께 국내 음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볼륨 확장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KG그룹은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KFC를 운영하고 있어 웅진식품을 품에 안을 경우 KFC 음료 공급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그룹은 최근 생수사업 등 음료사업에 대한 니즈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사업 다각화 측면에 웅진식품 인수를 검토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이번 웅진식품 인수전 경쟁이 예상과 다르게 치열해질 양상을 보이면서 금액도 덩달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웅진식품 현 주인인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시장의 뜨거운 분위기가 반가운 상황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3년 웅진식품 지분 58%를 1150억 원에 인수했다. 그해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급전’이 필요한 웅진그룹을 상대로 고가를 써내 경쟁자를 따돌렸다. 당시 웅진식품은 웅진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평가받으면서 국내 주요 식음료 업체들이 대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한앤컴퍼니를 비롯해 빙그레, SPC, 신세계푸드, 아워홈, 푸드엠파이어 등 6파전으로 최종 압축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800억 원이 최대치가 아니겠냐는 관측이었지만 이같은 예상치를 훌쩍 넘겨버렸다.
인수 당시 웅진식품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3억 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260억 원으로 약 6배나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EBITDA 배수 12~13배에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3000억 원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인수 후보들은 최대 2000억 원대로 보고 있어 경쟁 업체들의 눈치 싸움과 몸값을 끌어올리려는 한앤컴퍼니의 줄다리기가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