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출 규모 2위인 bhc가 가맹점주들에게 고발당했다. 그동안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터져 나왔지만 일부 가맹점주들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본사의 ‘상생경영’을 적극 알려왔던지라 대중의 관심을 더욱 받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bhc 점주들로 구성된 전국bhc가맹협의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hc가맹본부 측의 광고비 횡령과 해바라기 오일 등 필수품목 납품가 일부의 편취 사실을 주장하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협의회는 bhc가 가맹점주로부터 받는 광고비를 광고에 사용하지 않고 다른 곳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bhc가 2015년 10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신선육 한 마리당 400원의 광고비를 별도로 받았다”며 “2017년 1월부터 현재까지 기존 신선육 가격 4600원에 400원을 포함, 총 5000원을 받는 방식으로 광고비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hc가 받은 광고비는 총 204억 원에 달하며 공개된 광고비 사용 내역은 17억 원에 불과하다”며 “187억 원에 달하는 나머지 금액은 어디에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협의회는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공급하면서 폭리를 취한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bhc가 해바라기유를 사들이는 가격은 2만 원대에 불과하나 이를 가맹점에 두 배가 넘는 6만 원이 넘는 가격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진정호 협의회 대표는 “bhc는 가맹본부의 지위를 악용해 자신들의 잇속만 챙겨왔다”며 “겉으로는 가맹점과 상생하며 동반성장한다고 외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광고비와 같이 각종 명목으로 가져가는 수수료를 없애주고 물품 폭리와 같은 불법 행위를 근절해달라는 것”이라며 “진정한 상생이 무엇인지 본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날 ‘공동구매·공개입찰 프로젝트 선포식’도 개최하면서 합리적이며 올바른 방식으로 식자재를 공급받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협의회는 지난 5월 협의회 설립총회와 함께 bhc 본부의 ‘갑질’을 규탄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협의회가 요구한 사항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주요 품목의 공급원가 인하 및 마진율 공개 △부당이익내역 공개 및 즉각 반환 △가맹점에 대한 부당한 갑질 행위 즉각 중단 △유상감자, 유상증자 등으로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하거나 투자자금을 상환한 자금내역 공개 △박현종 회장 등 주요 관계자에 대한 주식공여 및 배당내역과 임원들의 인센티브내역 공개 △가맹본부 재매각 시 가맹점주 피해 보상방안 제시 등 요구사항에 대한 공식 답변 등이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맹점주의 지속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이를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시선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주 다수가 인내심이 바닥날 정도로 여러 번 들고 일어선 것은 본사 관리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본사 이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적정선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hc는 최근 몇 년간 매출과 순이익에서 쾌조의 흐름을 보이는 중”이라며 “사모펀드 속성상 현재 매각에 나설 수 있는 적기나 브랜드 이미지가 연이어 실추돼 당분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