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8.2% 증액된 46조7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국방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방예산 계획안을 오는 31일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국방 예산 증액은 최근의 불확실한 안보환경을 감안,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 가능한 강력한 국방력을 건설하자는 ‘국방개혁2.0’에 근거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방부는 국방개혁 2.0 추진에 따라 2019년∼2023년까지 국방비 총량이 270.7조 규모로 연평균 7.5%씩 증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8.2%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의 증가율이다. 국방예산은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4.4%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방부는 군사력 증강에 투입되는 방위력개선비를 대폭 확대해 전년 대비 13.7% 증가한 15조3733억 원 규모로 잡았다고 밝혔다. 국방력 운용에 소요되는 전력운영비는 전년 대비 5.7% 증가한 31조3238억 원 규모다.
그러나 대당 가격이 400만 원대에 이르는 제빙기 1932대를 보급하는 등 고가의 기기 구입에 예산을 편성하면서 언뜻 일반 국민이 보기에 쉬이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관련 B2B 시장에서 제빙기 가격이 1대당 400만 원의 고가에 판매되는 사례를 찾아보기가 드물어 논란을 자초한 예산이라는 비판이다.
국방부는 앞서 병사 전원이 1인용 침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취지의 ‘병영생활관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6조8000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해당 사업 진척을 위해 2조6000억 원의 추가 예산 편성을 요구, 국민적 비난이 쇄도한 바 있다. 관련 예산 10조 원 규모면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개당 40여만 원에 해당하는 1인용 고급 침대를 2500만 개를 구입할 수 있는 액수다. 우리 군 규모는 63만여 명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양국의 기싸움이 군비 경쟁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불안한 외교 정세가 지속되면서 전 세계 군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국방컨설팅업체 IHS 제인스에 따르면 인도의 국방비는 2013년 471억 달러(약 52조2000억 원)에서 올해 622억 달러(약 69조 원)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호주는 252억 달러(약 28조 원)에서 320억 달러(약 35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일본은 아베 정권의 핵심 목표인 ‘전쟁 가능한 국가’를 위시로 국방비 상향에 불을 붙이면서 내년에는 사상 최고액인 5조3000억 엔(약 53조2000억 원)에 다다를 것이란 예상이다.
미국은 최근 7160억 달러(약 812조 원)의 국방예산을 책정한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서명했다. 전년보다 160억 달러(약 18조 원) 상향 책정된 예산이다. 중국은 지난 3월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8.1%나 늘린 1조1289억 위안(192조8000억 원)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