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오는 11월에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세계 최초 폴더블폰 타이틀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조했던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IT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공개 시기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8’에 참석, 미국 경제매체 CNBC와 4일(현지시간) 인터뷰를 갖고 “폴더블폰 개발 과정이 복잡하지만 개발을 거의 마무리했다”며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폴더블폰에 대한 시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폴더블 디바이스를 내놓을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기기, 기능, 혁신은 고객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고객들이 ‘이것이 삼성이 제품을 만든 이유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사장은 폴더블폰의 출시 시기와 장소를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CNBC를 비롯해 미국의 IT전문매체들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회의(SDC)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놨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폴더블폰에 대한 공개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고 사장은 ‘갤럭시 노트9’ 출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폴더블폰 최초를 뺏기고 싶지 않다”며 “마지막 능선을 넘고 있다. 시장에 내놨을 때 ‘제대로 만들었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폴더블폰은 일반 스마트폰처럼 휴대할 수 있고 단말을 접었다 펼쳐서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7.3인치에서 7.4인치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반으로 접는 인폴딩(안으로 접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LG전자와 화웨이는 좌우로 접는 폴더블폰이 관측되고 있다.
폴더블폰은 수없이 접혀도 접힘 자국이 생기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 문제가 상용화의 관건이라는 목소리다. 또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편의성과 사용자경험(UX), 사용자인터페이스(UI)의 충실한 구현, 배터리 안정성 등 완벽을 기해야 할 사항이 많다. 한마디로 스마트폰 분야의 첨단 기술의 집결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폴더블폰이 5G 상용화에 발맞춰 동영상 시청의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모바일 게임의 이용자를 크게 늘리는 등 소비자 니즈를 다양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AS)는 세계 폴더블폰 시장 규모를 2019년 320만대에서 2022년 500만대까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그러나 폴더블폰 출고가가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출고가가 1500달러(한화 약 170만 원) 안팎일 것이라 보며 이러한 높은 가격은 대중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제조사들도 출시 초창기 시장 반응을 탐색해보고자 대량 양산 체제를 가동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 초 미국 IT전문지 테크노버팔로는 “신기술에 열광하는 이들이 새로운 프로토타입에 흥분하고 있지만 이들도 그러한 제품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시큰둥할 수 있다”며 “폴더블폰이 진정한 혁신의 대명사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