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10일 기존의 어려운 왕릉 명칭을 알기 쉽게 변경한다고 밝혔다.
즉 조선왕릉의 능(陵), 원(園)과 같이 기존의 능호(陵號)와 원호(園號)만을 사용하던 것에서 주인 이름을 덧붙인 명칭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국민이 보다 알기 쉽도록 이달부터 적용시키기로 했다.
이번 명칭 개선은 국민 대다수가 능의 명칭보다는 그 능에 실제로 누가 잠들어 있는지를 더 궁금하다는 조사에 따랐다. 기존의 능호만으로는 자세한 설명문을 보기 전까지 누구의 능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이에 문화재청은 왕릉의 명칭에 능의 주인을 함께 쓸 경우 명칭만으로도 그 능에 잠든 주인까지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명칭 개선을 추진했다.
바뀌는 명칭은 태조 이성계가 잠들어 있는 ‘건원릉(健元陵)’의 경우 ‘건원릉(태조)’로 바뀐다. 원의 경우에는 인조의 장남 소현세자의 ‘소경원(昭慶園)’이 ‘소경원(소현세자)’으로 바뀐다. 적용대상은 왕릉 42기와 원 14기이다.
또한 ‘구리 동구릉’, ‘서울 헌인릉’처럼 왕릉이 여럿 모여있는 왕릉군(王陵群)의 명칭은 능주를 일일이 다 표현할 경우 명칭이 매우 길어져 읽기 힘들다는 대다수의 의견이 있었다.
문화재청 측은 “문화재청은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국민에게 익숙한 기존 명칭 관행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기존 명칭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단 바뀐 명칭은 조선왕릉의 사적 지정 명칭과 유네스코 등재 명칭에는 적용되지 않고 문화재청 누리집, 조선왕릉관리소 누리집, 문화재 안내판, 홍보자료 등 국민이 정보를 얻는 경로 위주로만 적용한다.
바뀐 명칭이 적용되는 첫 사례는 홍보용 소책자 ‘왕에게 가다’(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가 될 전망이라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남한에 있는 조선왕릉 40기의 역사와 관람 정보를 안내하는 약 50쪽 분량의 소책자로, 9월 추석연휴 이전에 각 왕릉에 비치될(유료 500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