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환자 A(61)씨가 공항 입국 전 메르스 감염 사실을 알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검역당국에 따르면 메르스 양성판정을 받은 A씨는 입국 전 부인에게 “공항에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말하고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부인과 다른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 환자가 감염 가능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검역 당국에 감염 사실을 일부러 감췄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전날 열린 서울시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를 통해 “확진환자가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이 없다고 했지만 부인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했다”며 “역학조사를 하면서 (메르스)노출력을 조사했지만 끝까지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중 4명이 메르스 의심증상을 보였지만 1차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메르스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는 21명, 일상접촉자는 417명으로 분류됐다며 밀접접촉자 모두 격리돼 보건소 담당자가 감시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상접촉자는 지자체별로 담당자를 지정해 능동형 감시를 받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는 전날 22명이었지만 이 중 1명이 항공사 오류로 확인돼 21명으로 줄어들었다. 세부별로 항공기 승무원 4명, 승객 8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거역관 1명, 입국심사권 1명, 리무진 택시기사 1명, 가족 1명, 휠체어 도움 요원 1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0명, 인천 7명, 경기 2명, 부산 1명, 광주 1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메르스 위기 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되면서 중동발 항공편 지정 게이트를 운영하는 등 메르스 확산방지 대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는 국립인천공항검역소가 중동발 항공기에 대한 검역 강화 차원에서 중동발 항공편 지정 게이트 3곳(제1터미널 2곳·제2터미널 1곳)을 별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