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진짜 가족은 무엇인지 물으며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SF동화 '아빠를 주문했다'가 출간됐다.
11살 주인공 철민은 엄마가 갑자기 시골로 이사하고, 로봇 사용도 금지해서 답답하다. 철민이네는 아빠 얘기도 금지다. 엄마는 철민에게 아빠의 이름조차 알려 주지 않는다.
어느 날 철민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충동적으로 로봇 아빠를 주문한다. 로봇 아빠는 인공 지능을 통해 아이의 기호에 딱 맞는 아빠로 최적화하는 기능을 지녔다. 공부를 가르쳐 주고 함께 운동을 하는 기능은 기본이다.
철민은 무슨 이야기든 진지하게 들어 주는 로봇 아빠에게 꼭꼭 숨겨 두었던 마음 속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철민은 엄마에게 로봇 아빠의 존재를 들키자 로봇 아빠와 함께 도망친다. 사람들은 로봇 아빠가 철민을 납치한 줄 알고 구조 로봇을 보내 공격한다. 사람들은 로봇을 마음이 없는 물건으로 여기지만 철민에게 로봇 아빠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로봇 아빠는 로봇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마음의 회로’를 찾아 주인공 소년의 진짜 아빠가 되고 싶어 한다. 사람과 로봇을 구분하는 기분이 마음이라는 설정은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서진 작가는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 과정을 속도감 있는 전개와 놀라운 반전으로 풀어냈다. 소심하고 겁 많던 주인공이 의연하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는 결말을 자신의 체험처럼 풀어낸 것이다.
즉 성장통을 겪으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과 용기를 주문 SF동화로 다정하게 다가서고 있다. 또한 미래 사회를 상상하고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진짜 나와 진짜 가족의 의미를 묻는 동화로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저자의 감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