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1위인 업비트가 비트코인골드(BTG)의 거래 지원을 15일부터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은 업비트가 북미 거래량 1위 거래소인 비트렉스와 독점 제휴를 맺으면서 연동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렉스는 최근 비트코인골드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비트코인골드는 지난 5월 일명 ‘51% 공격’으로 200억 원 상당의 해킹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해킹으로 인해 비트코인골드 38만8200개가 해커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트렉스는 후속 보완 조치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51% 공격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전체 절반이 넘는 컴퓨팅 연산 자원(해싱파워)을 확보하면서 원장 기록을 위·변조하는 행위를 말한다. 블록체인에서 절반 이상(51%) 노드(참여자) 동의가 있을 경우 정보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주류 코인보다 거래량이 활발하지 않은 신생 코인 등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의 고도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예리하고 파고든 공격 방식이라는 평가다. 지난 5월 비트코인골드뿐만 아니라 라이트코인캐시, 모나코코인 등이 피해를 입었다.
비트렉스는 사건 발생 후 비트코인골드 측에 해킹에 대한 피해를 보상할 것을 촉구했지만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장 폐지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에 비트코인골드 측은 비트렉스가 자사 암호화폐 유동성 공급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거래 중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골드가 일반 GPU에서도 채굴이 가능할 만큼 난이도가 낮은 점이 해킹 위험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골드는 코인마켓캡 기준 시총 29위에 랭크됐으며 비트코인 하드포크(전면 업데이트)에서 두 번째로 분리돼 나왔다. 첫 번째 분리된 비트코인캐시는 지난해 5월 ‘뉴욕합의’를 통해 독립을 공식 선언했으며, 같은 해 11월 홍콩 채굴업체 ASIC 주도로 진행된 2차 하드포크에서 비트코인골드가 분리됐다.
업비트 측은 “비트렉스로부터 비트렉스 마켓(BTC/ETH/USDT)의 비트코인골드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안내받았다”며 “이에 비트코인골드의 비트렉스 마켓(BTC/ETH/USDT) 거래 지원을 15일까지 종료하며 다만 비트코인골드 환전이 가능하도록 원화 마켓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