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구글을 퇴사한 과학연구원 잭 폴슨이 전날 존 튠 미국 상원 상업과학교통위원회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 편지의 주된 내용은 구글의 중국 전용 검색엔진 개발에 비판하는 것이다.
“중국 전용 검색엔진 개발 하는 이유?”
중국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며 반기를 드는 언론부터 개인까지 인터넷 검열에 나서 처벌 및 제재에 나서고 있다. 구글 검색엔진은 대부분의 콘텐츠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어 중국 정부의 성향에 반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구글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선 당국이 판단 기준에 따른 콘텐츠만 검색돼야 한다고 밝혔다. 구글 입장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글로벌 대표 소비 시장을 포기하기 힘들다는 입장으로 선회, 중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며 한정된 검색 결과만 보여주는 검색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편지 주요 내용은?”
잭 폴슨의 편지 내용은 구글이 중국 전용 검색엔진 개발에 착수한 뒤로 직원들과 큰 마찰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 직원들은 8년 전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시장에서 철수했던 구글이 도덕적, 윤리적 의무를 져버렸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폴슨은 “나는 구글 경영진의 비윤리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 때문에 지난달 31일 퇴사했다”며 “구글의 드래곤플라이(Dragonfly) 프로젝트는 회사의 인공지능(AI) 개발 원칙 중 인권을 위배하는 기술을 사용 또는 개발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완전히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1일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디 인터셉트에 따르면 구글은 중국 전용 검색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키스 엔라이트 구글 개인정보관리책임자(CPO)는 해당 프로젝트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아직은 초기 단계일 뿐이라며 구체적 내용은 함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이후 구글 직원 대다수는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를 공개하라며 반대 서명에 나섰다.
지난달 구글 직원 1400여 명은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서명했고, 최근에는 프로젝트 내부자로 추정되는 직원이 문건을 유출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일괄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 문건 내용은?”
유출 문건에 따르면 구글의 중국 전용 검색엔진은 사용자 검색 기록이 개인 전화번호와 연동되고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블랙리스트' 단어를 추가할 수 있는 점, 중국 파트너사는 사용자 검색 기록과 위치 정보 등 개인 데이터에 접근하는 보안 해제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중국 정부의 완전 감시가 이뤄지도록 했다.
폴슨은 “위원회가 구글 내 더 많은 내부고발자가 실리콘밸리의 윤리적 투명성을 보장하고 감시자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도와주길 밝혔다.
한편 구글 직원들은 지난 4월 미 국방부 프로젝트인 ‘메이븐’(Maven)을 백지화시킨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구글이 국방부에 AI를 활용해서 은밀한 곳까지 고화질 영상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였다.
4000여 명의 임직원들은 해당 프로젝트가 프라이버시 침해는 물론 구글을 전쟁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직원들의 완강한 저지 움직임에 결국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국방부와 계약을 맺지 않고 앞으로 AI 개발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엄수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