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7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고 상장폐지와 관련한 주식 전환 제안가는 주당 420달러”라 밝혔다.
“SEC의 고소 주요 내용은?”
SEC는 머스크의 발언으로 주식 시장이 하루에만 10% 이상 폭등한 것은 엄연한 주식 시장 개입으로 보고 있다. SEC가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머스크가 미국 상장회사의 경영자나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시켜달라는 것부터 벌금형을 부과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SEC는 머스크가 해당 트윗을 올리기 전인 지난 7월 31일 캘리포니아 프레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에서 국부펀드 관계자와 만났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들 관계자가 상장폐지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협상 조건을 논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8월 2일 테슬라 이사회와 협의회,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420달러에 테슬라 상장폐지 제안건’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상장폐지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으로 상장폐지에 필요한 자금 논란이 이어지자 13일에는 테슬라 블로그를 통해 상장폐지 자금은 사우디국부펀드라고 밝히기도 했다.
SEC는 “사실상 머스크는 어떤 잠재적인 자금조달 주체로부터 가격을 포함한 핵심 협상조건을 논의하거나 거의 확인받지 않았다”며 “머스크는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해 테슬라 상장폐지에 관한 거짓되고 오도하는 언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자신의 22만 명 트위터 팔로워들과 다른 네티즌들에게 공개하기 전 어느 누구와도 이 발언의 내용에 대해 의논하지 않았고 상장폐지 의사가 있음을 나스닥에 알리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테슬라 위기설이 돌고 있는데?”
테슬라는 상장된 지 8년이 넘도록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각종 플랜을 내세우기만 한다며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생방송 팟캐스트에 출연한 머스크가 “대마초가 생산성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마리화나를 피우며 위스키를 마시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머스크에 대한 신뢰는 완벽하게 꺾이진 않았다. IT 전문잡지 와이어드는 “머스크는 많은 일을 해냈다”며 “그의 제정신이 아닌듯한 계획은 기존 기업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머스크의 무모할 것 같은 발상은 전기차의 상용화에 일조했고 태양광 발전 시대를 앞당겼고 재활용 로켓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SEC 고발은 테슬라의 상장 폐지 움직임을 막으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실제 머스크에 대한 민사상 고발로 SEC는 형사 고발권을 가지지 못한다. 당분간 머스크를 둘러싼 ‘희대의 혁명가’ 혹은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긍정과 부정의 견해는 지속될 전망이다.
<영상 자료원: USA TO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