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이달 중 기업은행을 통해 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같은 행보는 거래소 보안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동시에 촘촘한 보안 시스템 구축으로 신뢰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달 중순 업비트 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예치금 분리 보관이란 해킹 등 불의의 사고로 인해 고객 자산의 피해를 막고자 은행명의 계좌에 투자금을 예치하거나 신탁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암호화폐 거래소는 투자금을 법인계좌에 보관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가 해킹 사고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면서 문제점이 불거져왔다. 이에 각 거래소들은 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섰고 현재 업비트를 비롯한 대다수 거래소들이 관련 시스템 구축을 끝마친 상태다.
보안 이슈에 순위까지 ‘꿈틀’
보안 이슈는 각 거래소들의 점유율 쟁탈전으로 연결되고 있다. 최근 신생 거래소인 코인제스트는 빗썸 해킹 사태 이후 보안성 강화를 적극 어필하며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 3월 오픈한 캐셔레스트 역시 보안 강화를 내세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신생 거래소들의 이같은 도전에 한때 국내 3위를 차지하던 코인원은 5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밖에 코인링크, 고팍스, 지닉스 등도 보안 강점을 아필하며 호시탐탐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가상계좌 발급 제한에도 불구하고 신생 거래소가 급부상하는 점은 사용자들이 그만큼 보안 이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는 평가다. 코인의 다양성과 저렴한 수수료, 빠른 거래, 이용의 편리함도 중요한 요소지만 보안이 가지는 무게감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보안 리스크, 블록체인 선순환 전환
기존 상위 거래소들도 신생 거래소들의 이같은 도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향상된 기능의 블록체인 메인넷 구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메인넷이 빠른 보안 패치 등 건전한 생태계 구축 차원에서라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견해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경우 최근 블록체인 연구소인 람다256을 통해 서비스형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루니버스는 표면적으로 파트너사의 성공적인 디앱(DApp,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운영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이나 그 안에는 보안 강화라는 목적이 담겨져 있다.
루니버스는 사이드체인과 토큰 발행 및 관리, 스마트 콘트랙트 보안, 운영, 유틸리티 등 다섯 가지의 기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 탈중앙화된 서비스와 투명하게 공개‧운영되는 방식이 보안 강화와 신뢰도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주는 것이다.
네이버도 최근 자회사 라인을 통해 자체 개발 암호화폐인 링크와 블록체인 네트워크 ‘링크체인’을 공개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링크체인은 플랫폼 내 디앱의 빠른 적용이 장점인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탈중앙화 방식 등 보안 강화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보안 리스크 해결을 위한 다양한 기술적 연구와 시도가 활발히 이뤄진다는 것은 산업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블록체인 고도화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기술적 진보를 이뤄가려는 연구개발들이 거래소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적극 나서는 업비트의 행보는 이용자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관련 산업 전체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