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싱가포르 시장에 이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도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업비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홈페이지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앞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사용할 도메인(인터넷주소)을 확보했다.
해당 홈페이지는 업비트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정보들이 올라와있으며, 홈페이지 운영 언어는 태국어와 인도네시아어 등 자국 언어다.
홈페이지 오픈 이유는?
“태국‧인도네시아 모두 암호화폐 산업 진흥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석우 두나무 대표, 해외 진출 매우 중요한 시기로 주도권 잡기 위한 경쟁 한창”
업비트의 이러한 행보는 두 나라 모두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개방 정책에 적극 나서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국은 암호화폐 산업이 타 국가보다 다소 늦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가 주도하며 관련 산업 육성에 분주한 모습이다.
해외 암호화폐 관련 업체들에게 사업 운영 라이선스를 발급하고 태국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금융적 어려움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막 뜨거워질 당시만 해도 부정적 시각이 팽배했지만 일자리 창출과 해외 자본 유치, 블록체인과 같은 4차산업혁명 기술 도입 등 긍정적 효과에 눈을 뜨면서 방향을 선회했다.
최근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유치는 물론이며 조세제도 개정에도 나서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이전부터 해외 진출 포석을 염두에 뒀다. 업비트 출범 초기부터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글로벌 해외 거래소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은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큰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서고 있다”며 “국내는 정부 규제 등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해외는 암호화폐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어려움도 작용했는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해외 송금부터 신규 실명 계좌 발급 등 어려움 산재”
“업비트, 해외 진출 이전부터 염두에 둬 … 관련 사업 구체적 사항 아직은 미정”
실제 우리 정부 당국의 부정적 시각은 여전한 상황이다. 현재 업비트를 비롯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법적 근거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시중 은행을 통한 해외 송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암호화폐 관련 업체들을 ‘자금세탁’ 위험도가 매우 높은 곳으로 암묵적인 지정에 나서는 등 압력을 넣는 것이 아니냔 의심의 눈초리다. 또한 지난 1월부터는 신규 실명계좌 발급도 쉽지 않아 신규 고객 모객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처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외로 떠밀리듯 나가는 모양새도 더러 있지만 업비트는 해외 시장 진출이 조금 더 빨리 왔을 뿐 기존 계획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업비트 측은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진출 전 온라인 채널을 가동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것이란 판단이었다”며 “아직까지 관련 사업의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확정되면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의 사항은?
“지난달 31일부터 싱가포르 거래소 영업 시작, 현지 통화 거래 사용 가능”
“출범 1년 만에 각종 성과, 블록체인 기술 투자 등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
한편 업비트는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 싱가포르 달러(SGD)로 거래 가능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오픈했다. 현지 통화의 거래를 가능케 하면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현지화 전략이 내포됐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에도 각각 태국 바트(THB)와 인도네시아 루피아(IDR) 등으로 거래가 가능한 쪽으로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오픈 1주년을 맞은 업비트는 출범 2개월 만에 일 최대 거래액 10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량 1위를 달성하는 등 짧은 기간 안에 기록적인 성과를 보였다.
철저히 사용자 니즈에 맞춘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암호화폐를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된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에는 블록체인 기술 투자와 개발자 커뮤니티 활성화에 힘쓰는 등 건강한 생태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스타트업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불법 거래와 스캠(신용 사기)을 관리하는 거름망 역할을 하고 있다”며 “거래소의 다양한 순기능과 함께 4차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