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 SBS, EBS 등 지상파방송에 중간광고 도입이 내년 상반기 중 시행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정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허용과 중간광고 고지자막 크기 규정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 입법예고 배경은?
“지상파 매출 갈수록 감소, 유료방송처럼 중간광고 허용 요청”
“방통위,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 및 지상파 콘텐츠 제작역량 강화 위해 규제 해소 결정”
개정안은 지상파에도 유료방송과 동일한 수준의 중간광고를 허용키로 한 점이 핵심이다.
지상파 중간광고는 지난 1973년 이후 전면 금지됐다. 당시 정부는 오일쇼크로 경제적 타격이 막심하다는 판단에 과소비 방지 차원에서 중간광고를 금지했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공공성을 이유로 지상파의 중간광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TV 채널 등의 유료방송은 중간광고편성이 가능하다. 방송법에 따르면 유료방송의 중간광고는 프로그램의 편성 시간에 기준을 두고 차등 허용한다.
예컨대 45~60분 미만 프로그램은 1회, 60~90분 미만은 2회, 90~120분 미만 3회, 120~150분 미만 4회, 150~180분 미만 5회, 180분 이상은 6회로 규제한다. 매회 광고는 1분을 넘기면 안 된다.
지상파들은 변화된 환경에서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실정에다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중간광고 도입을 꾸준히 요청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유사 중간광고인 프리미엄CM(PCM)를 운영하는 등 지상파들이 자체 도생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1부와 2부로 나눠 중간에 광고를 끼워 넣는 변칙적인 방식이다.
방통위는 매체 간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지상파방송의 공적기능과 콘텐츠 제작역량 강화 등을 위해서 중간광고에 대한 차별적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중간광고 시작을 자막으로 알리는 경우 고지자막 크기 의무를 부과하는 등 시청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시청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아울러 비상업적 공익광고 제작활성화와 편성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비상업적 공익광고의 제작주체를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방통위의 허가를 받은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까지 확대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단순히 제도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방송콘텐츠 제작활성화를 통한 시청자 복지제고와 더불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통한 방송한류 확산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상파방송의 지속적인 경영혁신 노력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간광고 반대 여론은?
“공영방송 6000억 원대 수신료 비판 여론, 리얼미터 조사 60.9% 지상파 중간광고 반대”
“임직원 고액연봉과 고액 출연료 등 경영환경 개선 지적, 지속적인 혜택도 거론”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공영방송 수신료에 대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지상파 측면 지원의 성격이 짙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방통위가 발표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수신기 1대당 2500원씩 받는 TV수신료는 2014년 6250억 원, 2015년 6258억 원, 2016년 6333억 원으로 증가 추세다.
지상파가 IPTV나 케이블 채널 등 유료 방송 플랫폼에 채널 제공 대가로 받는 재송신료도 2014년 1255억 원, 2015년 1520억 원, 2016년 2298억 원으로 늘어나는 실정이다.
EBS는 KBS의 TV수신료 중 한국전력 위탁수수료 6%를 뺀 금액 중 3%를 배당받는다. 공영방송이 TV수신료로 6000억 원이 넘는 돈을 가져가면서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느냐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더욱이 지상파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다 여론의 부정적 시각도 크다. 지난 10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0.9%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반대했다. 찬성은 30.1%에 그쳤다.
또한 중간광고를 논하기 전 지상파들의 경영 개선이 먼저라는 주장도 나온다. KBS는 올 상반기 441억 원, MBC는 53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임직원 고액 연봉자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KBS 임직원 중 연봉 1억 원 이상이 6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방송에서 출연자들의 고액 출연료를 줘야하냐는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최근 ‘오늘밤 김제동’ 진행자 김제동 씨는 회당 350만 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렸다.
이밖에 지상파에 대한 혜택이 지속된 점도 거론된다. 지난 2012년 지상파 심야방송 허용부터 2015년에는 지상파 광고를 자율적으로 편성하게 한 광고총량제가 도입됐다. 초고화질(UHD) 방송을 위한 700MHz 대역의 주파수도 지상파에 무상으로 할당했다.
이밖에 사항은?
“지난해 방송사업 총 매출 6조5122억 원, 지상파 3조7000억 원 전년보다 7.9% 감소”
“유료방송 지속 성장, IPTV 대폭 성장하며 방송 트렌드 변화 실감”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통신위는 지난해 국내 방송산업 현황을 담은 ‘2018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방송사업 매출은 총 16조5122억 원으로 전년 15조9023억 원보다 3.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지상파 매출은 감소했고 종합편성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지상파방송사업자 총 매출은 3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7.9% 감소했다.
지상파 방송사별 매출액은 KBS 1조4163억 원(-3.7%), MBC 9216억 원(-18.4%), SBS 7163억원(-7.9%)이다. 반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총 매출액은 약 3조1000억 원으로 5.2% 증가했다.
사업자 유형별 매출은 종합편성PP 7272억 원(23.8%), 보도PP 1587억 원(4.5%), 일반PP 2조2199억 원(0.2%)이다. 홈쇼핑PP(데이터홈쇼핑 PP 포함) 매출액은 약 3조5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3.1% 늘어났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자(IPTV), 위성방송사업자(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매출액도 5조6000억 원으로 9.1% 증가했다. 사업자 유형별 매출액은 SO 2조1307억 원(-1.8%), IPTV 2조9251억 원(20.5%), 위성방송 5754억 원(1.7%)이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IPTV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보다 5.4% 증가한 3167만 명을 기록했다. 사업자 유형별로는 IPTV(11.1%), 위성방송(1.9%), SO(1.1%)는 늘어났고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는 16.0% 줄어들었다.
방송프로그램 수출액은 약 2억3000만 달러(약 2591억 원)로 전년보다 9.4% 늘어났다. 수입액은 1억 달러로 15.1% 감소했다.
방송프로그램 제작·구매비는 약 2조6000억 원으로 5.6% 줄어들었다. 보도·교양 분야 편성비율은 높아졌고 오락분야 편성비중은 하락했다.
지상파 본방비율은 70.3%로 전년대비 22.7%p 대폭 감소했고 종편은 58.9%로 4.0%p 높아졌다. 방송사업 종사자 수는 약 3만7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2.3%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