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 가격 인상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연달아 올렸던 식품업체들이 연말에도 여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중 21개 품목이 오르는 등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식품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외식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들 역시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요 인상은?
“유업계 인상에 빙과‧커피 ‘들썩’ … 치킨‧제빵 등 외식업계 인상 줄이어”
최근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의 가격을 내년부터 1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바나나맛 우유는 빙그레의 메가브랜드이자 가공우유의 대표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적잖은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업계는 지난 9월부터 제품가격 인상에 나섰다. 국내 1위 유업체인 서울우유는 흰우유 리터당 가격을 3.6% 인상한 바 있다. 이어 남양유업도 유제품 가격을 5년 만에 평균 4.5% 인상했다.
빙과업계도 가격을 올린다. 해태제과의 ‘브라보콘’과 롯데제과의 ‘월드콘’ 가격이 각각 1300원에서 1500원으로 200원 상승했다. 또한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일원화시켜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 확립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롯데GRS의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도 3년 7개월 만에 커피 가격을 2.7% 인상했다. 아메리카노를 41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렸고, 카페라떼는 4600원에서 200원 오른 4800원에 판매된다.
국내 매장수 1위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는 13일부터 11개 햄버거 제품에 대해 판매가격을 평균 2.2% 인상한다.
이밖에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의 제빵업계 프랜차이즈들도 일부 품목 인상에 나섰고, 국내 치킨업계 2위인 BBQ도 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 외식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밖에 사항은?
“외식 물가지수 2.7% ↑,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품목 중 지난해보다 21개 가격 상승”
“내년에도 삼중고 여전, 소규모 자영업자 중심으로 폐업 도미노 전망”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외식 물가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서민 대표 음식인 떡볶이 가격은 5.1% 상승했으며, 갈비탕 5.9%, 자장면 4.4%, 볶음밥 4.0%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품목은 최근 7년 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은 지난달 기준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품목에서 오렌지주스(6.8%), 국수(4.2%), 카레(2.8%) 등 무려 16개 제품에서 가격 인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30개 품목 가격을 지난해 동월과 비교할 경우에는 오렌지주스(12.4%), 즉석밥(10.6%), 어묵(10.4%), 시리얼(6.8%) 등 21개 품목 상승으로 수가 더욱 늘어난다. 반면 지난해 동월 대비 하락 품목은 냉동만두(-12.6%), 식용유(-4.4%), 고추장(-2.8%) 등 4개에 불과했다.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중 총 구매비용은 대형마트가 평균 11만6824원으로 가장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 전통시장(11만8752원), 기업형 슈퍼마켓(12만1229원), 백화점(13만3348원) 순이었다. 대형마트가 백화점보다 12.4% 저렴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 임대료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원재료값 인상 등 내년에도 삼중고가 여전할 것”이라며 “식품업계는 그나마 판매 경로가 일정 부분 확보돼있어 다소 부담이 덜하나 외식업계는 소규모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폐업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