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원 업계가 연말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쟁에 나섰다. 내년부터 저작권료 인상에 음원 가격 상승을 예고한 가운데 연말 이용자 확보가 내년 성과의 분수령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이 적용된다.
업체들의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은 기존 사업자(음원 유통사)와 권리자(창작자 등)가 40 대 60 수준으로 가져가던 스트리밍 상품 수익 배분율을 35대 65로 조정했다.
또한 기존 50% 수준이던 묶음 다운로드 상품 할인율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음원 업체 부담이 전보다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주요 사항은?
“1위 멜론, 3개월 할인 이벤트 … 2위 지니뮤직, 장기 이용고객 할인 폭 더 크게”
“벅스뮤직, 페이코 연동한 마케팅 … SK텔레콤 플로,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차별화”
음원 업계는 개정안으로 인해 내년부터 요금이 오르게 되면 신규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안에 최대한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충성도 높은 장기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내년 실적에 직결된다는 계산이다.
음원 업계 1위인 멜론은 정기결제를 신청한 이용자에게 3개월 동안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무제한 스트리밍·모바일 다운로드 요금제의 경우 월 1만900원에서 2900원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VIP 회원에게는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증정한다.
2위 지니뮤직은 장기 이용고객에 대한 혜택에 집중하고 있다. 월 8800원의 무제한 스트리밍·모바일 다운로드 요금제를 4개월 3500원, 12개월 6000원 할인을 적용한다. 1년 이용권을 구매하면 무선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사은품으로 받을 수 있다.
벅스뮤직은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 연동한 마케팅을 펼친다. 페이코 이용자에게 1만900원의 무제한 스트리밍·모바일 다운로드 이용권을 3개월 900원에 판매한다.
또한 올해까지 VIP 회원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스피커 증정, 콘서트 및 전시회 초대, 웹툰·매거진·게임·방송 등 콘텐츠 제공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마련했다.
네이버뮤직 역시 계열사를 통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페이 계좌 신규 등록 이용자에게는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증정한다. 1년 또는 2년 선결제 시 추가 3개월 무료 이용권과 함께 블루투스 스피커를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뮤직메이트를 ‘플로’로 전면 개편하며 경쟁구도에 불을 붙이고 있다. 플로는 실시간 인기 차트 기반 최신곡을 제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개인 취향을 분석, 원하는 음악을 선곡해주는 시스템이다.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정기 결제를 등록한 모든 이용자에게 최대 3개월 무료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사항은?
“음원 업계, 개정안 해외 플랫폼 적용 無 ‘역차별’ 지적”
“임상국 KB증권 연구원, 무료 서비스까지 확대했을 때 유튜브 영향력 절대적”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음원 가격 인상 요인이 된 개정안에 대해 유튜브와 애플뮤직 등 해외 음원 플랫폼의 경우 개정안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역차별’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대다수 음원 업체들이 개정안으로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서 유튜브와 애플뮤직 등이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면 가입자들의 대대적인 이동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사업자들이 적자를 내는 상황인지라 개정안 시행에 따른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는 해외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이 크게 이동할 경우 저작권자들에게 돌아가는 몫도 줄어들어 되레 개정안이 부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유료 음원 서비스 1위는 멜론이지만 무료 서비스까지 확대했을 때 유튜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며 “아직 국내에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서비스가 진출하지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진출 가능성이 점쳐지며, 세계 최대 음원업체인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