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소식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또한 PC온라인게임 월별 결제한도 제한에 대한 규제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3일 중국 주요 언론들은 중국 중앙 선전부 산하 출판국 펭 시싱 부국장이 중국게임산업연례콘퍼런스에 참석해 게임에 대한 승인(판호)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이같은 소식은 글로벌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 시장에 국내 게임업체들의 재진출이 가능해졌다는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中 판호는?
“지난 3월부터 사드보복 차원 국내 게임 판호 발급 중단, 올 2월 자국 게임까지 규제”
“산업 크게 위축된다는 판단에 선회 … 업계 일각, 해외 게임 판호는 아직까지 미지수”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를 중단했다. 사드 보복의 본격화로 국내 게임업계가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 2월부터 중국 게임까지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게임 산업이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 ‘사상 통제’의 일환으로 압박에 들어갔다는 업계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제가 자국 게임 산업을 크게 위축시키고 게임 산업이 4차산업혁명 과제와 밀접해 있어 지나친 규제가 능사가 아니라는 분위기로 전환됐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규제 완화 분위기에 국내 게임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그간 글로벌 매출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이 컸던지라 문호가 다시 개방되면 실적에 분명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게임 업계는 넷마블, 웹젠, 위메이드 등이 문호 개방에 가장 큰 수혜를 볼 업체라는 평가다.
넷마블의 경우 ‘리니지2 레볼루션’의 판호 통과를 우선사항으로 꼽을 만큼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웹젠은 중국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뮤’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여러 게임에 판호를 낸 상태다. 위메이드 역시 ‘미르’ IP를 중심으로 신작게임 3종을 내년에 중국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조치가 해외가 아닌 중국 게임만을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드 보복으로 판호가 중단됐기 때문에 섣부른 기대보다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명 좋은 소식은 맞지만 우리나라 게임까지 확대할지는 미지수”라며 “우리 정부의 지원사격이 뒷받침된다면 예상보다 쉽게 풀어나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PC온라인게임 월별 결제한도는?
“공정위, 월 50만 원 국산 PC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상향 내지 폐지하는 방안 검토”
“모바일 게임, 플랫폼 수수료에 어려움 가중 … 규제 완화하면 관련 시장 활성화 전망”
업계에서는 중국 판호 기대감과 함께 PC온라인게임의 월별 결제한도 제한을 내년부터 풀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현행 월 50만 원인 국산 PC온라인게임의 결제 한도를 이보다 크게 올리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2003년 온라인 게임의 사행성 비난이 빗발치면서 관련 업계는 만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월 5만 원, 만 18세 이상 성인 이용자는 월 3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온라인 게임 정액 요금이나 아이템 구매에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자발적 규약을 만든 바 있다.
해당 규약은 2009년 만 18세 미만 이용자 월 7만원, 만 18세 이상 성인 이용자 월 50만 원으로 한도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다만 법으로 강제 규정한 것이 아닌 업계 자율 규약이다.
그럼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 등은 각 게임사들로부터 게임 심의 신청을 받으면서 결제한도를 설정하지 않을 경우 심의를 내주지 않는 식의 반 강제적 규제를 이어왔다.
업계는 모바일게임이나 외국 PC 온라인게임은 한도가 없어 명백한 ‘역차별’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용자 간의 거래는 위법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도 나와 규제를 완화하거나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등의 게임아이템 거래중개사이트에서는 월 결제한도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장외 거래를 통한 고액의 게임 관련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중이다.
당국의 규제 완화가 공식화되면 업계는 국내 PC온라인게임이 부진을 벗고 재도약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은 PC온라인게임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구글 등 플랫폼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게임사들이 관련 게임 출시를 꺼려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