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매각을 추진한 웅진식품이 대만의 유통업계 퉁이(統一)그룹에 넘어갔다. 매각가는 약 26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식품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지난 20일 보유지분(74.75%) 전량을 퉁이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요 사항은?
“한앤컴퍼니, 2013년 930억 원 사들여 약 3배가량 높은 2600억 원 매각”
“퉁이그룹 한국 시장 진출 첫발 … 웅진 브랜드 사용권 10년 이상 보장”
이번 계약으로 웅진식품은 5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됐다. 지난 1976년 설립된 웅진식품(옛 동일삼업)은 1987년 웅진그룹에 인수 이후 국내 주요 식음료업체로 성장했다.
웅진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는 등 눈부신 성장세를 이뤄냈으나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의 무리한 인수로 촉발된 그룹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13년 한앤컴퍼니에 950억 원에 매각하는 비운을 맞았다.
웅진식품은 그동안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등의 각종 히트상품을 발굴해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경을 넓히는 등 순항을 거듭했다. 웅진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2258억 원, 영업이익은 196억 원이다.
퉁이그룹은 웅진식품 인수로 국내 식음료 시장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퉁이그룹은 인수 조건으로 기존 웅진식품 직원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경영진 일부는 바뀔 것으로 보이나 대폭적인 인력 물갈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웅진 브랜드 사용을 향후 10여 년간 보장받았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 인수 당시 웅진홀딩스와 브랜드 사용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약 220억 원에 브랜드 사용권을 사들였고 매출액에 비례해 사용권 비용을 상각하는 방식이다.
일정 기간을 정해두지 않은 선불로 브랜드 사용권을 차감해나가는 방식이다. 지난 9월 기준 남은 브랜드 사용권 가치는 177억 원으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 매년 상각비용으로 10억 원 안팎이 들어가면서 최소 10년 이상은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퉁이그룹의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브랜드를 혼재하는 마케팅 방식을 내세울 것이란 예상이다.
퉁이그룹은?
“대만 유통·식품업계 대표주자, 현지에서 ‘유니프레지던트’로 잘 알려져”
“지난해 매출 약 14조6006억 원, 순이익 약 2조1912억 원”
한편 퉁이그룹은 대만의 유통·식품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업체다. 현지에서는 퉁이라는 명칭보다 유니프레지던트(Uni-President)라는 영어 명칭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대만을 대표하는 밀크티 등의 음료사업과 라면·제빵 등 다양한 식음료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만과 중국 상하이 등에서는 스타벅스와 세븐일레븐 등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퉁이그룹의 이번 웅진식품 인수는 동북아 시장으로 사업 확대를 도모하던 중 한국 시장 진출에 효율적이라 판단하고 인수에 나선 것이란 전언이다. 앞으로 웅진식품을 발판으로 한국 시장에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퉁이그룹은 1990년대부터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중이다. 한국 시장이 주요 신흥 국가보다 내수 시장 규모가 작고 소비자 눈높이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어떠한 공략을 펼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퉁이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 3998억 대만달러(약 14조6006억 원)이며 순이익은 600억 대만달러(약 2조1912억 원)이다.
국내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 16조4771억 원, 순이익 4127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