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가까스로 아시안컵 16강에 올랐습니다.
베트남은 1승 2패 승점 3점을 기록하며 D조 3위로 조별리그를 끝냈습니다.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결정짓지 못한 상태에서 18일(한국시간) 열린 레바논과 북한의 결과로 인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것입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안컵 최초로 6개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에게 16강 진출권이 주어지는 방식으로 치러집니다.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앞서 바레인과 키르기스스탄, 오만이 16강 진출권을 획득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한 장의 16강 진출권을 놓고 베트남과 레바논이 경쟁을 펼치게 됐습니다.
레바논은 북한을 4-1의 스코어로 크게 이겨 승점 3점에 득실차까지 베트남과 동률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베트남은 레바논을 앞섰습니다.
베트남은 앞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총 5장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레바논 역시 북한과의 경기 전까지 마찬가지로 5장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레바논은 이날 북한전에서만 2차례 경고를 받았습니다.
결국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2점 앞선 베트남은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16강 주자가 됐습니다.
베트남의 16강 상대는 이번 아시안컵의 강력한 다크호스인 요르단입니다.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우승 후보 중에 하나인 호주를 1-0으로 물리쳤습니다. 조별리그 성적은 2승 1무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FIFA 랭킹에서는 100위인 베트남이 109위인 요르단보다 높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요르단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베트남의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만약 베트남이 16강에서 승리한다면 다음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의 16강전 승자와 격돌합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해 1월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아시아게임에선 역대 첫 4강 진출의 성과를 냈습니다.
일명 ‘동남아의 월드컵’이라는 스즈키컵에선 10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첫 국제대회인 아시안컵에선 12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진출했습니다.
베트남은 1956년 아시안컵 첫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 때 동남아를 대표해 출전했지만 단 4개뿐인 참가국 중 1승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이후 2007년 아시안컵 진출까지 무려 47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당시 베트남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공동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나섰습니다. 공동개최국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해 8강까지 올랐습니다.
박항서 감독 이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베트남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또다시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베트남과 요르단의 대결은 오는 20일 오후 8시에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