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내 은행 영업점 입찰이 계속 유찰되면서 김포공항 내에서 더 이상 은행을 찾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공항 내 은행은 우리나라 관문이라는 상징성은 물론 국내 주요 은행이라는 인식을 이용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어 각 은행마다 입점 경쟁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천정부지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다보고 은행들이 백기를 들고 있는 형국입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전날 김포‧청주국제공항 은행 운영자 선정 입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유효경쟁이 발생하지 않아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5차례에 걸쳐 입찰에 나섰으나 번번이 유찰됐습니다.
공항공사는 재입찰에 나서고 또다시 불발될 경우 기존 운영자인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조건 협의에 나설 방침입니다.
공항공사는 김포‧청주국제공항을 A권역, B권역으로 구분한 뒤 향후 5년간 영업장, 환전소, 현금지급기 등을 운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연간 최소 임대료는 각각 96억 원씩 총 192억 원입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211억 원 수준으로 집계됩니다. 이를 하루씩 계산하면 임대료만 하루에 5780만 원이 나가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 금액도 절반가량이나 크게 낮아진 액수입니다. 공항공사는 첫 번째 입찰에서 연간 임대료 424억6000만 원을 내걸었습니다.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입니다.
특히 연간 임대료 절반을 보증금으로 내고 2년 이후부터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임대료도 인상하는 조건입니다.
관련 업계는 은행들이 실질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고객 서비스와 홍보 마케팅 목적을 가지고 공항 영업점 개설에 나선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며 공항공사의 조건이 갈수록 높아진다면 결국 은행 없는 공항 운영을 각오해야 할 것이란 진단입니다.
한편 지난해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김해공항은 지난 6월 푸드코트 운영업체 운영자로 CJ프레시웨이를 낙찰자로 선정하면서 CJ프레시웨이가 벌어들이는 매출의 44.3%를 임대료로 내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조건은 한 달에 5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면 2억2150만 원을 고스란히 임대료로 지불해야 되는 것입니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17년 8831억 원의 매출과 227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25.73%의 비율로 일부 메이저 게임업체만 누리고 있는 영업이익과 견줄만한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2015년 기준 임직원 평균연봉은 7462만 원이며 초봉은 3428만 원입니다. 평균 근속연수는 17.1년이며 2015년 직원당 성과급은 평균 1891만 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