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페이스북메신저를 비롯해 현재 별도 운영하고 있는 왓츠앱, 인스타그램을 한군데에서 모두 이용하는 통합 작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27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3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독립 앱으로 남긴 상태에서 기능만 연결하는 통합작업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사용자들이 각각의 앱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통합작업이 이뤄지면 페이스북메신저 사용자가 왓츠앱 사용자와 대화방을 공유할 수 있고, 왓츠앱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쪽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측은 CNBC를 통해 “단말 간 종단 암호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네트워크를 통해 가족과 친구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페이스북메신저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3개 앱을 사용하는 이들은 약 25억 명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메신저 서비스가 통합될 경우 세계 최대의 메신저 사용자를 확보하게 되는 셈입니다. 정확한 통합 날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매체들은 이번 통합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의지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0월 애플 아이메시지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언급하는 등 애플 아이메시지와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페이스북은 통합 작업이 끝나게 되면 광고주 참여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최근 사용자들의 탈퇴와 잇따른 보안 문제로 신뢰도가 추락한 페이스북이 통합작업으로 모멘텀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도 관심 사항입니다.
일각에서는 저커버그에 반기를 들고 회사를 나간 경영진들의 뒷수습 차원도 있다는 해석입니다. 브라이언 액턴과 얀 쿰 왓츠앱 공동창업자의 경우 저커버그의 과도한 개입에 반발하며 회사를 나갔습니다. 브라이언 액턴은 퇴사한 이후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을 지워버려야 한다는 과격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케빈 시스트롬, 마이크 크리거 인스타그램 공동 창업자도 회사를 나왔고, 저크버그가 애착을 가지고 있는 가상현실(VR) 관련 자회사 ‘오큘러스’의 팔머 럭키 창업자도 회사를 나왔습니다.
한편 일부 매체들은 이번 통합작업이 유럽연합(EU)에서 반(反) 독점 이슈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는 예견입니다. 이미 페이스북은 EU로부터 모바일 메신저 시장 독점에 대한 경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