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최근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경찰이 투자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암호화폐 ‘코인업’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지난 20일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빈이 파산을 선언하는 등 관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블록체인 업체 등 관련 업계는 전반적인 시장 하락세와 정부 당국의 부정적 조치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반 대중의 인식까지 나빠지면 산업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압수수색을 받은 코인업은 암호화폐 ‘월드뱅크코인’(WEC)을 내세워 388명의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피해액은 약 1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코인업은 WEC의 국내외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을 장담하며 20원의 암호화폐가 10만 원 이상의 가치로 급등할 것이라며 투자자 모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코인업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입니다.
경찰의 코인업 압수수색이 이뤄진 날 페이스북 등 주요 SNS에서는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가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해외에 블록체인 업체를 설립하고 암호화폐를 발행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졌습니다. 가짜뉴스는 조작된 CNN 홈페이지에 뉴스를 싣는 방식으로 유포됐습니다.
지난 14일에는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혐의로 적색수배를 받고 있는 전 신일그룹 대표 유승진 씨의 암호화폐 투자 사기 행각까지 밝혀졌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SL블록체인그룹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지난 8일 5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신일그룹은 지난해 7월 150조 원 보물선 발견을 주장하며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 투자에 나설 것을 종용했습니다. 사기 행각으로 결론 난 해당 사건은 피해액 약 90억 원에 2000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관련 업계는 암호화폐 사기 행각과 범죄 행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 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 방안 마련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28일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은 건전한 암호화폐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핫라인을 구축하고 거래소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4개 거래소는 핫라인 구축으로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다단계 등 암호화폐 시장을 혼란케 하는 범죄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 18일 회원사 거래소 중 코인업 상장 검토 사례가 없다며 투자자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사항을 올리며 공조 체계에 힘을 실었습니다.
업비트는 최근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 유의 종목을 지정하며 납득할 소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거래 지원을 끊겠다는 강수도 뒀습니다. 업비트 외에도 주요 거래소들마다 검증된 프로젝트만 상장에 참여시키고 엄격한 상장 심사 기준을 마련하는 등 부실 프로젝트를 상시 검증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특히 해킹의 원천 차단을 위한 보안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업계 공동대응은 물론 해외 공조까지 나서려 하는 등 협력 체계를 더욱 견고히 구축하는 중입니다.
[진행 = 이유정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