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큰 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로 인한 실적 하락이 예고됩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PC에 활용되는 소매용 D램 가격이 5만 원선까지 붕괴됐습니다. 1년 전 가격과 비교했을 때 절반 가격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D램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실적은 물론 올해 우리나라 ICT 분야 수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는 지난해 국내 총수출의 20.9%를 차지할 만큼 ICT 수출에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 규모는 4689억 달러(약 529조 6000억 원)로 전망됩니다. 이는 지난해 5041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7% 줄어든 결과입니다.
IC인사이츠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주력하는 미국 인텔의 경우 706억 달러의 매출을 내 지난해보다 1% 증가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반면 D램과 낸드에 집중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631억 달러의 매출로 지난해보다 약 20%나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IC인사이츠의 전망치가 맞는다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반도체 1위 업체의 자리를 인텔에게 다시 내주게 됩니다.
D램 가격 하락세는 당초 시장 전망보다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 1분기 D램 가격이 19.5% 떨어지고 2분기 12.9% 내려간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가격은 2월에만 3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가파른 하락세에 부정적 기류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JP모건은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2017~2018년 상승했던 반도체 평균거래가격(ASP)이 2020년까지 지속 내려갈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수요 둔화와 이로 인한 재고 증가, 시장 수요를 조절하지 못하는 지속적인 공급량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삼성전자에게도 큰 타격이지만 SK하이닉스는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래에셋대우가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전사 영업이익이 8조15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가전 등 각종 사업 분야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반도체 사업만에 집중하고 있어 실적 하락이 심각할 것이란 우려입니다. 미래에셋대우는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전사 영업이익을 1조3000억 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폭락한 수치입니다.